[뉴스핌=김사헌 기자] 다음 주 회동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 결정자들은 최근 경제 여건 변화나 양적완화 정책 중단 그리고 '출구전략'에 대해 여전히 활발하게 논의는 하되 대외적으로는 '포커페이스(Poker Face)'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둔화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물가 압력은 높아지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단기적인 혹은 일시적인 변화에 대해 대응이 필요한지 여부는 판단하기 일러 보이며, 다만 지난해 추가 양적완화를 결심할 때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하는 점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에 걸쳐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최근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는 경기 둔화 조짐과, 다른 한편으로 강화되고 있는 물가 압력을 좀 더 '관망'하면서 당분간 초저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6월 연준 정책회의는 출구전략 논의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4월 정책 회의에서는 이례적인 초완화정책으로부터 출구전략에 대해 장시간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책결정자들에게도 최근 현저한 경기 둔화 양상은 이 같은 출구전략을 좀 더 먼 일로 느껴지게 할 것이란 분석이다.
◆ 당분간 '정중동' =제로금리 및 완화정책 기조 유지
결국 FOMC는 긴축이나 추가 완화 쪽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정중동(靜中動)'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고용시장 회복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가운데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최근 유가 상승과 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소비도 조심스러워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 여건의 긴축은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연준은 사실상 '제로(0%)'인 연방기금금리를 고정하고 2조 6000억 달러에 이르는 증권 매입분도 축소하지 않은 채 당분간 들고 가게 된다.
동시에 최근 물가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정책을 구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주 한 대담을 통해 "현재 조건은 연준이 상당한 기간 동안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적절하게 되어 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연준은 이번 달로 6000억 달러 규모의 재무증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추가 양적 완화정책(QE3)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추가 양적완화(QE2) 정책 도입 이래 경제 전망이나 금융시장 여건이 변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책 도입 당시만 해도 인플레 압력이 헤드라인 기준으로 1% 수준으로 매우 낮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지금은 3%를 넘어서고 있고, 더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의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번달 한 대담을 통해 "제로금리 정책이 이미 경기 부양을 하고 있고 또 증권 매입을 중단한다고 해도 당분간 대차대조표 규모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전히 수용적인(accommodative)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 추가 부양정책? 아직 필요성 못 느껴
앞서 록하트 총재는 "(QE2 도입 당시와 비교하면)상황이 매우 급격하게 변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디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 우려 혹은 고용시장 악화 전망이 제기되어야만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물가 압력이나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경우 추가 양적완화 이외에는 정책 대응 여지가 없을 것이란 시장의 통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상당히 더 오랜 기간(an extended period)'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성명서 상의 문구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금융시장 여건이 우호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확실을 제공하는 등 효과를 발휘한 것도 그런 정책 옵션들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벤 버냉키 의장이나 여타 주요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발언이나 성명서 문구 변화는 계속 주의를 기울여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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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