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LED와 LG전자가 잇달아 1만원대 LED 조명 제품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소 무리한 가격 정책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시장 저변 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이달 초 삼성LED가 소비자 가격 1만8900원의 60와트 백열등 대체용 LED 조명을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가 최근 1만3900원의 40와트 백열등 대체용 제품을 내놓은 것.
오스람과 필립스 등 외국계 기업들도 1만원대 LED 조명제품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LED 조명 가격 하락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10만원에 육박했던 LED 조명 가격은 지난해 2~3만원대까지 떨어졌고, 결국 이번에 1만원대 제품까지 등장했다.
통상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된 이후에야 제조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출 여지를 갖는 다른 전기·전자 시장에 비춰볼 때, 최근의 가격 인하 움직임은 다소 무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ED관련기업 한 관계자는 "현재 LED칩 등 제조원가를 감안하면 1만원대 LED 조명을 판매하면서 각 밴더(부품 공급사)별로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조명 세트업체가 마진을 포기했건, LED칩이나 패키지 단계에서 마진 압박을 받았건 가격을 낮추기 위한 출혈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설령 당장은 '남는 장사'를 못하더라도 LED 조명의 저변 확대 차원에서 제조사들의 가격 인하 움직임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게 관련업계 중론이다.
LED 시장의 궁극적인 수요처가 조명 분야고, 그동안의 경쟁적으로 이뤄졌던 LED 증설도 조명 분야가 주요 타깃이었던 만큼 조명 시장 확대는 LED 업계 전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TV백라이트용 LED 수요의 경우 LED TV 판매량이 회복되더라도 LCD 제조사들이 패널당 LED 패키지 수를 줄이는 등 기술 개선 요인으로 인해 더 이상의 수요 확대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애초에 TV 백라이트 시장은 조명 시장이 개화하기 전에 LED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에 불과했던 만큼 궁극적으로는 조명 시장이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의 가격 인하 움직임에서 나아가 1만원대 LED 조명 등장은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ED 조명의 대표적인 장점인 저전력 소모와 장수명은 소비자들이 구매 단계에서 체감하기 힘든 요소인 만큼 최소한 수천원 대인 전구형 형광등과 견줄 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동안 LED 조명 업계의 과제였다.
전구형 형광등과 같이 수천원 수준은 아니지만 1만원대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일단 LED 조명을 사용해 봐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아닌가"라며, "소비자들이 수용할 만한 가격대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LED칩 제조사와 조명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을 통해 '저가 LED 조명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LED와 LG이노텍 등이 도입한 6인치웨이퍼 공정은 기존 2인치 대비 40%가량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명 세트 분야에서는 COB(Chip On Board)방식 자체 멀티칩 LED 사용과 독자 회로설계 등을 통해 공정 단순화와 생산성 향상, 재료비 절감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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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