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잇단 KTX사고에 따라 결국 KTX 운행을 줄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허 사장의 취임 '공약'이 결국 상처만 남긴 채 수포로 돌아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4월 코레일 사장으로 취임한 허 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이 KTX열차 운행 시간 연장이다. 허 사장은 저녁 9시 25분이던 KTX 부산발 서울행 막차 운행 시간을 현재와 같은 10시 5분으로 바꿨다.
KTX 운행 연장이 허 사장의 공약이라고 보는 것은 허 사장의 잇단 '언론플레이' 때문이다. 시작부터 거창했다. 허 사장은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KTX 이용객들의 요구사항이었던 운행 시간 연장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허 사장은 "경부선 상행선 마지막 KTX열차의 연장 운행으로 비즈니스맨들이 부산지역에서 보다 여유롭게 업무를 보고, 안전하고 편안한 열차로 귀가할 수 있게 됐다"며, "이용객들에게 더 사랑받는 코레일이 되도록 모든 시스템과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허 사장은 취임 2달 후인 2009년 6월 언론을 통해 취임 후 '가장 보람있는 일'로 KTX 연장 운행을 들었다. 당시 허 사장은 "차량 안전점검을 위한 심야근무 시스템이 도입돼야 하는 등 생각보다 고려사항이 많았지만 우리의 노력과 희생으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면 못할게 없다는 심정으로 추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KTX 열차 운행시간 연장은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다. 허 사장에 앞서 이철 사장 등 코레일 전임사장은 KTX 열차 운행 시간 연장에 대해 고속열차인 KTX는 특성상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운행시간 연장은 심사숙고해야한다고 지적해오며, 임기 내 KTX 연장 운행을 결국 시행하지 않았다.
이철 코레일 전 사장은 "KTX가 달리지 않는 한 밤중에는 정비원들이 꼬박 KTX 철로를 정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허준영 사장은 사장 취임과 동시에 KTX 운행 시간을 연장해 KTX 연장 운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해볼 시간도 부족했다.
이 같은 허 사장의 빠른 결단은 경찰청장 출신으로 철도 기술 측면에서 비전문가란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무리수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결국 KTX의 잦은 고장 원인은 허 사장이 무리하게 단행한 연장 운행이 단초를 제공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간 운수·물류기업이라면 벌써 오래전 해임됐을 허 사장이 여전히 남아 뒷수습도 할 수 있는 것 역시 공기업 사장이기 때문이다"라며 "공기업 사장이란 점이 다행스런 일"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