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메리츠종금증권 최희문 대표의 인력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다. 마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오해받을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물갈이가 거세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메리츠종금증권에 막바지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면서 흉흉한 기운이 맴돌고 있어 그 배경에 증권사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토박이'라고 불렸던 직원들마저 하나둘씩 짐을 꾸리자 '껍데기 빼고 다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도는 등 최희문 대표의 '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증권가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 분위기다.
메리츠는 지난해 12월 지주사 설립 에비인가 승인을 받은 이후 내달부터 국내 최초 보험지주회사로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해 4월 종금과 합병 이후 여수신 복합 기능을 가지면서 지주사 전환 이후에 대한 대비를 지속해왔다.
그 일환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상무보 이상 임원 30여명 중 1/4 가량을 퇴직 조치함으로써 핵심 수익 부서의 수장들은 물론 증권사 핵심 인력인 리서치센터장 등까지 모두 물갈이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 시절부터 근무해왔던 직원들의 상당수는 퇴직조치를 당하거나 타사로 이직했고 최근에는 기획본부장까지 퇴사조치 당함으로써 지주사 전환을 목전에 두고 터를 떠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또 이달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대표적 상징으로 분류되는 애널리스트들 중 몇명마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만간 터를 옮겨야할 처지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내부 시스템을 갈아엎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에는 직원의 능력이나 성과 등에서만 이뤄지기보다는 상사와의 궁합, 고연령 등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며 "연봉 계약직인 직원들이 재계약을 안한다고 하는데 무슨 수가 있겠느냐"고 허탈해했다.
그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지만 다 지나고 나면 오히려 좋은 인재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메리츠의 경우 상당수 직원이 갈렸기 때문에 하나의 조직문화로서 다시 고유의 색깔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내부 관계자는 "이미 전직원의 1/3 가량은 다 바뀌어서 서로 보고도 누가 누군지 모르는 분위기"라면서 "새로 입사한 직원도 며칠 다녀보다가 관두는 경우도 있고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사람들도 자신과 연결고리가 됐던 본부장급들의 퇴사 이후 계속 이직을 알아보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점차 금융권 종사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고령자들이 설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내부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임원급들 연령이 자꾸 낮아지다보니 나이 많은 부하직원과 일하기 껄끄러워하게 되고 이것이 조기 실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1년여간 이어져온 구조조정의 칼바람으로 기나긴 겨울을 보낸 메리츠종금증권, 지주사 출범 이후 진정한 봄이 올 것인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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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