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기자]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화려한 행사장 분위기와는 달리 실질적인 논의는 크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로펌인 올리버 와이먼의 배리 윌킨슨 파트너는 "펀더멘털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과거 위기 이전의 느슨한 통화정책과 무역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들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각국 주요인사들은 이번 포럼에서 개선된 글로벌 경제 상황만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지난 29일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대담에서 "금융 기관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 상황은 대규모 자본과 효율적인 규제를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 은행권, 점차 수익성 높은 리스크 투자 추구할 듯
윌킨슨의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은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높은 자본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게 됨에 따라 점차 수익성이 높은 신흥시장이나 상품 시장과 같은 리스크 투자를 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규제 당국들이 은행권에 대한 규제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규제가 낮은 펀드들에 의해 금융시스템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은행들은 과거의 수익성을 지속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향후에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는 "은행들은 레버리지 부담을 낮춰야할 필요가 있지만 수익성에 타격을 입으면서까지 낮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초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의 채권부문은 수익성이 부진하자 실적을 올리기 위해 미국 모기지 담보부 채권에 투자했다 580억 달러의 추가손실을 내고 부실을 상각처리한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금융권에 엄청난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들의 경우 또다른 금융위기나 정치적 불안요소가 진행될 경우 이를 버텨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다보스 포럼에서 노무라의 시바타 다쿠미 최고영업책임자와 도메니코 시니스칼코 이탈리아 전 재무장관, 얀 호멘 ING 그렙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대담에서는 현 상황에서 대형 금융기관이 도산할 경우 이를 처리할 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금융권 사태 악화와 추가적인 타격을 막기위해 대형 금융기관에 구제금융을 투입해 회생시키는 쪽으로 기울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사이먼 존슨 교수는 "이번 포럼의 논의 주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소버린 위기의 원인이 금융 위기와 혼재돼 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 금융, 기업 CEO들 낙관론 팽배 '아연실색'
한편 다보스 포럼을 찾은 금융업계 최고위급 관계자들 역시 향후 은행업계의 수익성 문제나 잠재적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보다는 고객들과의 대화에 더 치중했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와 델의 마이클 델 CEO, 헤지펀드 매니저인 루이스 베이컨, 구글 대표단 등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타룬 요트와니 노무라 유럽중동아프리카 채권부문 CEO는 "다보스 포럼에서 특히 기업 CEO들을 중심으로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서 놀라울 정도였다"며 "거시 경제와 공공 재정 부문의 부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술회했다.
은행업계 고위급 관계자들에게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금융업계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8일 "또다른 금융위기를 막기위한 조치들이 거의 없었다"며 "정치지도자들은 경제 성장을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29일 "유로존 위기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으며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비공개로 진행된 행사들도 관심을 끌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 등이 소수의 최고위급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CEO와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액커만 총재, 바클레이스의 로버트 다이아몬드 회장 등도 각국 정치권 및 중앙은행 인사들과 비공개 회합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시스템 상의 비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규제 강화 및 국제공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주된 주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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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