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지 표명 정도 But 내부적 TF팀 가동
[뉴스핌=이강혁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한통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포스코(POSCO)와 롯데그룹, CJ그룹이 먼저 인수전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여전히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비스를 가지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가능성있는 후보로 꼽힌다.
각 그룹들은 이에 따라 다양한 변수를 놓고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직 매각 공고 이전이라는 점에서 모두가 의지 표명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각 그룹들은 내부적으로 이미 TF팀이 업무에 들어간 상태다.
A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한통운은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내부적으로 오래전부터 인수를 희망해왔고, 이에 대한 TF팀을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B그룹 관계자도 "물류 회사를 가지고 있지만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전체적인 시너지는 배가 될 것"이라며 "재무를 중심으로 한 TF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동에 들어간 상태"라고 했다.
이처럼 인수 희망 그룹들이 채비에 나서면서 정보전도 가열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가격 부분이다. 시장에서는 주당 15만원 선을 점치고 있지만, 인수전에 나선 그룹들의 경쟁이 가열되면 프리미엄을 포함해 3조원 이상의 대형 매물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현재, 구체적인 매각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윤곽은 거의 마무리 수순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 중 경영권을 제어할 수 있는 35%의 지분 매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의 지분율을 일정 부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지분은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인수한 대우건설이 각각 23.95%씩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금호P&B화학(1.46%), 금호개발상사(0.12%) 등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인수 의지를 높이고 있는 B그룹의 한 관계자는 "관건은 가격 아니겠냐"면서 "정확한 매각 규모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3조원 규모가 넘어갈 것으로 판단되면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추가 설명이다.
경쟁을 뚫고 인수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도 각 그룹들이 관심을 높이는 부분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포스코를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최고 경영진을 포함해 내부적으로 가장 빠르게 인수전 준비를 해왔고, 이미 2조원 가량의 실탄도 가용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롯데그룹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당시, 포스코와 인수전을 치룬 탓에 상대에 대한 분석을 끝냈고, 그동안 다양한 M&A를 통해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 역시 실탄 마련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그룹은 가장 불리한 상황이다. 자금조달력에서 수조원을 소화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CJ GLS를 운영하면서 이미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업계 사정에 밝아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상황 반전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삼성은 "인수 계획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삼성SDS가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에 물류를 추가했고, 삼성전자 물류 그룹장 출신인 김형태 전무를 글로벌 물류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각 그룹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가 삼성"이라며 "계획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게 정말인지, 연막작전일지, 인수의향서 제출까지는 눈치보기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한통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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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