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업계가 떠들썩하다. 당초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과의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번 M&A를 진두지휘한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는 현대건설 인수 TF팀을 사실상 전담해온 부서로 현대건설 인수전 계획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전략을 짜낸 곳이다.
이 전략기획본부의 중심 인물은 하종선 사장이다.
그는 전략기획본부의 수장으로 인수전에 대한 실질적 전략부터 인수자금 조달, 투자자 물색 등 모든 실무를 총괄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현대해상화재 사장을 거쳐 그룹 내에서 법률자문과 M&A 업무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을 보필하며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등의 업무에 주력한 진정호 상무도 빼놓을 수 없다. 진 상무는 현대건설 매각 본입찰 마감일인 지난 15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이번 현대건설의 인수 전략은 그야말로 숨 쉴 틈도 없는 ‘전략전’의 연속이었다.
지난 9월부터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광고를 시작으로 ‘자동차 강국으로 기억되는 대한민국’, 신문기사를 인용한 광고 등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대그룹의 행보를 두고 “여론의 지지를 통해 자금력 부족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한편으론 이같은 감성광고의 효과에 대해서 의구심을 내놓기도 했다.
무리도 아닌 것이 인수전 내내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불안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자금력에 있어서 현대차그룹 이상을 써낼 수 없다는 뒷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을 정도.
심지어 입찰의향서 마감일까지도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전 경쟁이 아무리 심해도 5조원 이상 쓸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보와 달리 현대그룹의 전략기획본부는 국내외 투자자를 상대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현대그룹의 이런 ‘연막 작전’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대그룹이 입찰의향서에 써낸 금액은 약 5조 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적정 가격을 3조~4조원으로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웃돈을 얹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5조원 초반을 써낸 것으로 감안하면 현대그룹의 과감한 ‘베팅’은 승리에 주효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단은 자금조달 안정성 등 비가격적 요소에서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줬지만 약 1000억원의 가격차 극복에 실패했다.
실제 진 상무의 말처럼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경우다. 현대그룹은 재계서열 21위로 자산총액 12조 4700억원에 불과한 반면 그와 경쟁해온 현대차그룹은 재계서열 2위, 자산총액 100조 77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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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