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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선물업전쟁②] 경쟁의 그늘

기사입력 : 2010년01월01일 14:00

최종수정 : 2010년01월01일 14:00

[뉴스핌] 자본시장법의 시행으로 그동안 선물회사들의 전유물이던 선물업을 증권회사들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선물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했거나 올초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계열사로 선물사를 두고있던 증권사 중 일부는 합병을 통해 선물업에 뛰어든다.

선물업을 둘러싸고 여의도 증권업계가 또다시 전쟁같은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쟁을 통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투자자의 편익을 고취시키는 장점도 있지만 제살깎아먹기식 과열경쟁, 모두가 패자(敗者)가 되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터넷 종합경제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이 같은 여의도 증권업계의 선물업 전쟁에 대해 3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편집자주>


[뉴스핌=문형민 박민선 변명섭 조슬기 기자]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선물업 인가 취득과 동시에 파생상품 영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올해 여의도 금융가는 일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규모나 인력 면에서 선물사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선물업에 진출하면서 당장 증권사와 선물사간 치열한 격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수선물만을 취급했던 증권사들은 앞으로 국채.통화.상품선물 등을 취급하게 되면서 선물사들이 그동안 지켜온 고유시장을 발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 증권사들의 급속한 시장 잠식..선물사는 ‘전전긍긍’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증권사의 선물업 취득과 이에 따른 선물사와의 거래 회원사 확보 경쟁이 증권사는 물론 선물사 수익 구조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있다.

고객 유치 경쟁도 경쟁이지만 증권사들이 선물업에 본격 가세하면서 기존 선물사의 주요 고객이던 증권사의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것.

한 대형 증권사 선물옵션영업부 상무는 "무엇보다 선물사들이 지켜온 고유시장을 증권사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 선물사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반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외에 수익원이 하나 추가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채 및 외환선물의 경우 증권사 위탁거래 물량의 자기매매 전환과 은행, 투신, 외국인 등 여타 회원사를 타깃으로 한 시장 확대 전략에 선물사들은 현재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한 대형 선물사 법인영업본부 상무는 "특히 선물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채선물 분야에서 선물사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증권사 투자매매 및 중개업 진출에 따라 현 시장 위탁거래량의 약 85%는 자기매매 형태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선물사 영업부장도 "그동안 몇몇 주거래 증권사로부터 국채선물과 외환선물 주문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수수료 수입이 모두 끊길 판"이라며 "금리, 상품 등 기타파생상품 거래 영역도 이젠 증권사에 내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증권가에서 거래량이 많은 대형사로 분류되는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선물업 인가를 자기매매 형태로 전환을 완료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자회사(선물사)를 통한 거래 비중 확대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IBK투자증권 등 은행 계열 증권사의 시장 진입과 우리선물, KB선물, NH선물 등 은행 계열 선물사들의 계열사 물량 영업 확대도 국내 선물업 위탁영업 대상 물량 감소에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집계한 투자자별 월별 국채선물 시장 거래량 현황을 살펴보면 이 기간 전체 계약은 310만3000계약으로 이 중 증권.선물(1544계약), 은행(844계약)이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선물사들이 당장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결코 엄살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 파이는 늘지 않고 경쟁만 심화..거래소는 뭐하나?

문제는 이러한 선물업 진출로 증권사들이 선물시장을 저변을 확대해 나가며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기보다 기존 선물사들이 해오던 사업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 선물회사를 통해 거래했던 방식에서 선물업 인가로 국채선물이나 외환선물 거래시 모든 거래 주문을 회사내 계좌를 통해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물사들의 기존 거래 회원사 가운데 하나였던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전환은 차치하더라도 여타 회원사인 은행, 투신, 외국인 등으로 증권사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은 선물사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선물사들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증권사들이 선물업 인가를 받으면 모든 선물 거래 주문을 외부 위탁할 수 없도록 한 거래소 내부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

이는 장내파생상품 인가를 받은 회사가 내부 운용자금을 국채선물이나 외환선물 등에 투자하려면 모든 거래 주문을 사내 계좌를 통하도록 못 밖아 놓았기 때문.

참고로 거래소 측은 자본시장법의 위임을 받아 '파생상품업무규정'에 명시함으로써 현재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한 선물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발효 이후 증권사의 선물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선물사의 고유 영역이 사라진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영업상 불이익을 보완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모든 거래 주문을 자체 계좌를 통해서만 소화하는 방안에서 자기자본의 일정 부분 이상 만큼이라도 선물사들이 위탁 주문을 처리토록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선물사들의 이 같은 요구에도 "딱히 규정을 바꿔야 할 근거가 없다"면서도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업계의 의견을 취합하는 상황"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 전문가들, 영업경쟁 지속시 ‘시장자기잠식’ 우려

전문가들은 이처럼 국내로 한정된 선물시장에서 증권사와 선물사들이 지나친 영업 경쟁을 지속할 경우 '시장자기잠식' 현상이 향후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들이 차세대 수익원 발굴 차원의 선물업 시장 진출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상은 선물사 업무 영역과 상당히 겹치고 있어 제 살 깎기식 경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 모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투자수단 제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물사 입장에서는 주된 수익원을 빼앗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즉,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자들만 늘어나는 셈"이라며 "국채선물과 더불어 해외 상품선물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거래 분야가 선물사 수익 구조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정 부분의 교통 정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그는 "증권사들이 선물업 진출로 시장 활성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기존 회원사는 사실상 한정돼 있어 회원사 및 거래량 증가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투자업 영위에 있어 장벽이 없어진 마당에 신사업 진출을 따가운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겠지만, 파이는 커지지 않고 그대로인데 참가자들만 늘어난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증권사와 선물사간 경쟁 심화로 위탁 수수료의 하향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선물업 진출로 인한 큰 수익을 기대했던 금융투자업자들을 한 숨 짓게 만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 증권사 국채선물 딜러는 "현재 투자자별 계약당 위탁수수는 국내 기관이 2300원, 개인이 3000~3500원, 외국인이 2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하지만 향후 영업경쟁 심화 및 거래시스템 개선 등에 따른 서비스의 질이 수반될 경우 수수료 인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현재 국내 기관 및 개인의 경우 2000원, 25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 위탁 수수료 역시 18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선물 역시 온라인 기준 1000원으로 책정된 수수료가 증권사 신규 진입 및 경쟁 심화 등으로 4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모 증권사 및 선물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일정 외형을 갖춘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시 후발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할 경우 수수료 인하는 시간 문제"라고 관측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투자업자들이 속속 선물업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뛰어들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만 치열할 뿐 당초 기대했던 장밎빛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음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별 선물업 진출 관련 준비작업도 현재 기존 증권 서비스를 뛰어넘지 못한 채, 구색맞추기 이상은 아니라고 보여지는 만큼 이제는 당국과 시장이 제도적 보완이나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 증권사의 법인영업사업본부 상무는 이에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 시행 후 외형이 중요한 시점에서 다양한 투자수단을 충족하고자 사업을 시작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향후 영업경쟁 격화로 시장자기잠식의 악순환에 빠져들기 전에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업계 관계자들과 당국이 머리를 맞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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