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원자력협력협정(123 협정) 개정 과정에서 한국 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는 백악관이 지난해 11월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평화적 목적 농축·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도입 지원 방침을 밝힌 데 따른 후속 움직임이다.
6일(현지시간) 에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실에 따르면, 마키 상원의원은 제프 머클리·론 와이든(이상 민주·오리건), 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123 협정 개정 시 강력한 비확산 기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1월 13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대한 후속 조치의 하나로 한국 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평화적 이용을 지원하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돕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123 협정 개정 시 '골드 스탠다드(농축·재처리 금지 원칙)' 적용 계획 ▲개정 협정안에 대한 미 의회의 사전 통보 여부 ▲한국에 제공할 핵 관련 기술의 범위·제공 주체·시기·조건 ▲한국 내 농축·재처리 시설 건설·운영 검토 여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주체·건조 장소·사용 연료와 연료 생산지 등에 대해 오는 2월 13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한국에 우라늄 농축·재처리 역량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뀔 경우, 미국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비확산 노력이 약화되고 역내·역외 핵확산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의 과거 핵 개발 시도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관련 기술이 장기적으로 군사적 목적에 전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비확산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123 협정 대상국에 대해 강력한 골드 스탠다드를 요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사우디 등 핵무기 보유 의지를 피력해 온 국가들에 약한 비확산 조치라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모든 원자력협정에서 농축·재처리를 금지하는 최상위 수준의 비확산 조치를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미 간 합의가 국제 비확산 체제를 훼손할 것이라는 시각에 선을 긋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 의회에서 여야 상원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한·미 정상 간 합의사항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원자력·조선 등 분야 협력에 대한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핵 비확산의 모범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한·미 공동 팩트시트 이행 과정이 원자력의 군사용과 상업적 목적을 엄격히 구분하고, 국제 비확산 규범을 철저히 준수하며,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긴밀한 소통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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