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더하기보다 관성·관행 걷어내는 '체질 개선'이 우선"
"교육과정 성장 중심인데 입시는 수능·상대평가…불일치로 공교육 파행 키워"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조희연 전 교육감 시절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을 지낸 김현철 서울교육자치시민회의 대표는 "서울교육의 가장 큰 병목은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책이 현장과 어긋난 채 계속 더해지는 행정 구조"라고 지적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 상설화 이후 좋은 정책이 많이 나왔지만 학교의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의도가 좋아도 현실과 맞지 않으면 행정 부담만 키우는 '덧셈 행정'이 됐다는 진단이다.
6·3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출사표를 던진 김 대표의 구상은 신규 사업을 계속 얹기보다 불필요한 관성과 관행을 과감히 덜어내는 '체질 개선'이다. 이 같은 행정·철학 전환을 가로막는 핵심 변수로는 입시제도를 지목했다. 교육과정은 성장·과정 중심으로 옮겨가는데 대학 입시는 객관식·암기식 수능과 상대평가 줄 세우기에 머물러 불일치가 커졌고, 이것이 사교육을 키우며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는다는 문제의식이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서울시교육감이 중재자로 나서 '서울형 자격고시 모듈'을 만들고 교육부·인서울 대학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10년 단위 사회협약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내에서 기자로 일하다 영국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뒤 귀국해 교육계에 들어왔다. 계기와 동기는.
▲대학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했고 교사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사범대에 진학했다. 졸업 뒤 구미 공단에서 노동자로 지내며 언론의 필요를 절감해 내일신문 창간에 참여했다. 이후 영국에서 미디어학을 공부하며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유럽의 교육 제도·문화를 접한 것이 큰 충격이자 영감이었다. 귀국해 아이를 한국 학교에 보내며 교육의 본질을 다시 고민했고, 연구교수로 일하며 혁신학교 연구·집필을 이어왔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결심한 직접적인 계기는.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으로 일하며 "정책이 부족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좋은 정책은 많이 생산됐지만 현장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의도가 좋아도 학교 현실과 맞지 않으면 행정 부담만 늘었다. 이런 고민을 교육 주체들과 공유하며 대화를 이어오다 출마를 결심했다.
-조 전 교육감 시절 서울교육을 어떻게 평가하나.
▲불평등과 구조적 모순을 진단하고 혁신교육의 토대를 닦았다고 본다. 공공성과 민주주의 가치는 계승해야 한다. 다만 지금은 미세 조정이 아니라 원칙과 철학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기법도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철학이 바뀌면 시스템과 문화가 바뀌고, 교육의 존재 이유를 학생 성장으로 다시 세울 수 있다.
-정근식 교육감 체제의 서울교육을 어떻게 보나.
▲훌륭한 학자지만 초·중등 현장의 절박함을 타개하기엔 학술적 관점에 머무르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교육은 공교육 붕괴 진단을 받은 상태다. 기존 병폐를 둔 채 기초학력·신규 사업을 계속 더하는 '덧셈 행정'은 현장 피로도만 높인다. 불필요한 관성을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체질 개선이 먼저다.

-입시제도 철폐 공약과 새로운 입시 구상은.
▲객관식·암기식 수능과 한 번의 시험으로 줄 세우는 상대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과정은 성장·과정을 중시하는데 입시는 과거 방식에 머물러 불일치가 커지고, 사교육을 키우며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는다. 서울형 자격고시 모듈 구축에 즉각 착수해 대학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시민·전문가와 10년 단위 사회협약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대학은 이해당사자라 타협이 어렵고 교육부도 정치권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1300여 개 학교를 대표하는 서울시교육감이 중재자를 자처해 합의를 강제력 있는 협약으로 묶어야 한다.
-정 교육감의 2040학년도 수능 폐지 제안과 비교하면.
▲방향은 같지만 2040년은 너무 늦다. 2028년 대입 개편안을 마지막으로 기존 수능 체제를 끝내고 2032~2033학년도부터 교육과정과 일치한 새 입시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상대가 단일 후보로 나서는데 다자 구도로 가면 변수만 커져 1대 1 구도를 만들기 어렵다. 단일화는 공개 토론·정책 대결로 시민 관심을 모으고 공약을 하나의 대의로 정리하는 '시민 총의' 형성 과정이다. 현직은 참여 의사뿐 아니라 시기까지 명확히 밝혀 공정성과 신뢰를 세워야 한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