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방산주 반사이익 기대
중국·加 석유, 베네수엘라 채권 '울상'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새로운 지정학 충격을 맞았다.
뉴욕증시의 S&P500과 다우존스, 나스닥 지수는 사건 직후 소폭 상승하거나 제한적인 변동에 그치며 이번에도 결국 국지 이벤트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툴을 이용해 섹터별 자금 흐름과 가격 반응,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외신 보도를 종합 분석해 본 결과 물밑에서는 이미 뚜렷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상황이 확인됐다.
미국 메이저 에너지와 걸프만 정유사, 방산 업체들은 '장기 수혜' 기대를 선반영하며 강세를 보이는 반면, 캐나다 오일샌드 업체와 베네수엘라 관련 채권, 중국 에너지 섹터에는 구조적인 부담 요인이 쌓이는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본지는 AI 도구로 방대한 해외 리포트와 시황 데이터를 수집·분류한 뒤 섹터별로 정제해 승자와 패자를 가려냈다.
◆ 미국 에너지·정유·오일서비스 직접적인 수혜주 =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시나리오에서 가장 일관되게 수혜로 지목되는 축은 미국 에너지 섹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산 고품질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을 시장가격으로 미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미국 메이저 오일 기업과 함께 베네수엘라 유전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셰브론(CVX)과 엑슨모빌(XOM) 같은 메이저 석유 업체, 할리버튼(HAL)을 포함한 유전 서비스 업체의 주가는 사건 직후 상대적으로 강한 오름세를 보였고, 베네수엘라 상향 생산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 프로젝트와 투자 회수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걸프만 정유사들도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중질·고황 원유 비중이 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미국 걸프 연안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발레로 에너지(VLO)와 마라톤 정유(MPC), 필립스66(PSX), PBF 에너지(PBF)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AI가 모은 애널리스트 코멘트에는 제재 완화와 장기 공급 계약 재개가 현실화될 경우 이들 정유사의 크랙 스프레드, 즉 정제마진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 생산 회복은 글로벌 유가에는 다소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지만, 미국 에너지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자본과 기술 수요, 그리고 지정학적 우위를 누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볼륨 기반 성장 스토리가 부각된다.
AI가 리포트와 기사 본문을 통합 분석한 결과 장기 공급(long‑term supply), 미국 정유사 수혜(US refiners benefit), 미국 메이저들 기회(American majors opportunity)와 같이 미국 에너지 수혜를 암시하는 표현의 빈도는 사건 이후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방산주 '하드 파워의 귀환' = 군사 개입을 동반한 정권 교체라는 점에서 방산 섹터에도 강한 신호가 전달됐다.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글로벌 방산주는 전형적인 지정학 수혜 패턴을 재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방산주 전반은 1월 초 수 거래일 동안 4~8%대 강세를 나타냈고, 방산 ETF에는 새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록히드마틴(LMT)과 노스럽그러먼(NOC), RTX(RTX) 등 미국 대형 방산주는 물론 라인메탈(RHM)과 BAE 시스템즈(BA) 같은 유럽 방산주도 동반 상승하며 국방비 베이스라인 상향 기대를 주가에 반영했다.
AI가 관련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국방비 지출 증가(higher defense outlays),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defense spending could rise significantly), 베네수엘라에서 대만까지 여러 전선에 걸친 긴장(multi‑front tensions from Venezuela to Taiwan)과 같은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나토 동맹국, 더 나아가 대만해협 리스크를 의식하는 아시아 국가들까지 방위력 강화 논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방산 섹터에 중장기 수요 스토리를 제공한다.
다만 AI가 지난 1년간 수익률과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방산 지수는 이미 50% 안팎 상승한 상태여서, 단기 이벤트만 보고 추격 매수하기에는 밸류에이션이 상당 부분 상단 구간에 진입해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결국 방산은 장기 섹터 비중 확대 관점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수혜 업종이지만, 개별 종목에서는 장기 성장 스토리와 단기 과열 구간을 구분해 접근해야 하는 테마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 캐나다 오일샌드와 경쟁 중질유 '패자' = 패자 그룹의 첫 번째 축은 캐나다 오일샌드와 같은 경쟁 중질유 생산국이다.
베네수엘라산 중·중질유는 품질과 정제 특성에서 캐나다 오일샌드와 유사해서, 미국 걸프만 정유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서로 대체 가능한 공급원으로 평가된다.
AI의 관련 보고서 분석 결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캐나다 중질유를 대체할 수 있다(Venezuelan barrels could displace Canadian heavy)', '캐나다산 중질유 가격 스프레드에 압박이 가해진다(pressure on Canadian heavy differentials)'는 내용의 문장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베네수엘라 물량이 미국으로 돌아올 경우 상대적으로 운송비가 높은 캐나다산 중질유에 가격·마진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시장 반응도 이를 뒷받침한다. 사건 직후 캐나다 에너지 지수와 대표 오일샌드 기업 주가는 미국 정유사와 서비스주 대비 상대적 약세를 보였고, AI는 이를 "헤비크루드 경쟁 심화 기대에 따른 디스카운트"로 분류한다.

다시 말해 글로벌 에너지 전체로 보면 중립 내지 소폭 긍정 요인이지만, 캐나다 오일샌드만 놓고 보면 분명한 역풍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 베네수엘라 국채는 =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는 국가 부채 구조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자동으로 동반한다.
기존 마두로 정권이 발행했거나 보증한 소버린 채권과 국영 석유회사 PDVSA 채권은 새 정권 출범 과정에서 상환 조건, 채무 인정 여부, 재조정 방식이 모두 테이블 위에 올라갈 수 있다.
AI가 신흥국 채권 리포트와 해설 기사를 분석한 결과 부채 구조조정(debt restructuring), 원금 삭감 시나리오(haircut scenarios), 채권자들과 장기 협상(lengthy negotiations with creditors) 같은 키워드가 빈번하게 등장하며, 이는 단기 가격 변동성이 크고 법적 리스크가 높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 디폴트를 선언한 후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나라 국채를 샀던 투자자들은 수년째 자금이 묶였거나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팔아 넘겨야 했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향후 IMF와 미국, 국제 채권단이 협력해 부채 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극단적인 디스트레스 수준까지 떨어졌던 베네수엘라 채권이 높은 회수율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장기 시나리오도 제시한다. 이 기대에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달러당 23센트 근처에서 거래되던 베네수엘라 국채가격이 40% 넘게 뛰어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AI가 문서 전반의 톤을 수치화한 결과 현재 단계에서는 '기회'보다 '불확실성'과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관련 채권은 장기적으로는 옵션 가치가 있지만, 당장은 불확실성 노출도가 큰 자산군으로 분류된다.
◆ 중국 에너지 섹터 '날벼락' = 마지막 패자 축은 중국 에너지 섹터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최근 수출 물량의 최대 80%가 중국으로 향했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또 중국 국유 석유기업과 트레이더들은 미국 제재를 활용해 브렌트 대비 배럴당 최대 14달러 할인된 원유를 장기간 공급받아 왔다.
정권 교체와 미국의 영향력 확대는 이 '헐값 원유' 채널에 균열을 내면서 중국 정유·트레이딩 업체의 원가 구조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도 이를 빠르게 반영했다. 사건 직후 페트로차이나(0857:HK)와 CNOOC(0883:HK), 시노펙(0386:HK) 등 중국 주요 석유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베네수엘라 익스포저에 대한 디스카운트로 풀이된다.
특히 베네수엘라에 대규모 대출과 투자를 집행해 온 국유기업의 경우 자금 회수 기간과 조건이 어떻게 바뀔지 불투명해지면서, 자본 효율성과 재무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코멘트가 적지 않다.
다만 AI가 여러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베네수엘라의 현재 생산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준으로 추산되며, 중국 전체 원유 수입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압도적이지는 않다는 점도 확인된다.
다시 말해 중국의 에너지 안보 자체가 흔들리는 수준은 아니고, 문제는 물량이 아니라 가격과 조건의 악화다. 따라서 중국 에너지 섹터는 공급 차질이 아니라 더 비싼 다른 공급원으로의 스위칭과 투자 회수 불확실성이라는 형태의 손실에 직면한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