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손오공이 말썽을 피우면 삼장법사가 '긴고주'라고 부르는 주문을 외운다. 그러면 '긴고아'라고 불리는 손오공의 머리띠가 조여지면서 손오공을 고통스럽게 한다.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미국에게 손오공의 머리띠와 같은 위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왔다.
싱가포르의 전직 외교장관인 조지 여(중국명 양룽원, 楊榮文)가 홍콩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중국 관찰자망이 23일 전했다. 조지 여는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 대만 문제, 중·일 갈등 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는 홍콩 케리 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에 대비해 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고 싶어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남은 임기 동안 무역 휴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카드에 대해 설명하면서 "희토류 중 고부가가치인 중희토류는 중국과 미얀마에만 있으며, 미얀마 광산은 중국과 가까워 미국이 활용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카드에 대한 대응책이 없으며, 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는 데 5~8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거부하면 미국과 유럽의 많은 산업이 마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미국에게 '손오공 머리띠'라고 비유했으며, 미국 역시 중국에게 '손오공 머리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각자 서로에게 치명적인 무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
또한 그는 "미국에게는 대만 문제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10월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대만 독립 세력이 존재하는 이유는 미국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어느 날 미국의 경제가 악화되어 미국이 서태평양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면 양안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대만인들이 대만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대만이 10년을 더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중국과 협상하는 것이 더 많은 자치권을 누릴 수 있는 길"이라고도 언급했다.
현재 빚어지고 있는 중·일 갈등에 대해 그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신의 발언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안정적인 미·중 관계가 필요한 만큼 일본에 대해 자제를 당부했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ys174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