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2나노 GAA 적용, 성능·전력 효율 동시 개선
생성형 AI·게임·카메라 체감 성능 강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회복 가늠할 시험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나노(nm) GAA(Gate-All-Around)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공개했다. 전작에서 지적돼 온 성능 지속성과 발열, 전력 효율 문제를 공정과 설계 단계부터 손본 것이 특징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구조 개편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응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강화, 그래픽·열관리 구조 재설계를 통해 체감 성능 개선을 노렸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반도체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회복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된다.

◆전력·성능·발열 구조 재설계…엑시노스 2600, 무엇이 달라졌나
삼성전자가 지난 19일 공개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의 가장 큰 변화는 제조 공정이다. 엑시노스 2600은 업계 최초로 2나노 GAA 공정을 적용했다. GAA는 트랜지스터를 네 면에서 감싸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높인 차세대 공정 기술이다. 전작이 3나노 공정을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작업을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발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CPU 구조도 바뀌었다. 전작은 고성능·중간·저전력 코어로 나뉜 '빅·미들·리틀' 구조를 썼지만, 엑시노스 2600은 리틀 코어를 미들 코어로 끌어올렸다. 가벼운 작업에서도 상대적으로 성능이 좋은 코어를 쓰게 되면서, 체감 속도는 유지하면서도 전력 효율은 오히려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CPU 성능이 전작 대비 최대 39%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AI 처리 능력은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엑시노스 2600의 NPU는 전작보다 생성형 AI 성능이 113% 향상됐다. 단순 음성 인식이나 사진 보정 수준을 넘어, 더 크고 복잡한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스마트폰 안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 비서 반응 속도나 이미지 편집 같은 작업에서도 지연이 줄어든다.
그래픽 성능과 게임 경험도 달라졌다. 새롭게 설계된 엑스클립스(Xclipse) 960 GPU는 연산 성능이 두 배로 늘었고, 레이 트레이싱 성능도 최대 50% 개선됐다. 여기에 AI 기반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생성을 지원하는 기술을 적용해, 전작 대비 같은 전력 조건에서도 화면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전작에서 아쉬움이 컸던 발열 문제도 정면으로 손봤다. 엑시노스 2600은 모바일 SoC(System on Chip) 최초로 '히트 패스 블록'을 적용해, 발생한 열이 빠르게 외부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 내부 열 저항을 최대 16% 낮춰 고사양 게임이나 AI 연산을 오래 실행해도 성능 저하가 덜하도록 했다.
카메라와 영상 처리 역시 전력 효율 중심으로 진화했다. AI가 장면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구조를 도입해, 사진과 영상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ISP 전력 소모를 최대 50% 줄였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영상 노이즈를 줄이는 AI 처리 성능이 강화됐다.

◆외신 "기술적 진전"…실사용 성능은 '검증 필요'
외신들은 엑시노스 2600을 두고 기술적 진전을 이룬 세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요 IT 매체들은 업계 최초로 2나노 GAA 공정을 상용 모바일 AP에 적용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전작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 발열 관리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특히 CPU 구조 변경과 AI 성능 강화에 대해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시대를 겨냥한 설계"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일부 매체는 과거 엑시노스의 발열과 성능 지속성 문제를 언급하며, 경쟁 AP 대비 우위 여부는 실제 탑재 제품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시각을 함께 제시했다. 엑시노스 2600이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입증할 수 있을지는 실사용 성능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모바일 AP 그 이상'…엑시노스 2600의 전략적 가치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 단순한 모바일 AP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업계 최초로 2나노 GAA 공정을 실제 상용 칩에 적용하며, 삼성 파운드리가 차세대 공정 경쟁력을 제품으로 입증하는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칩은 삼성 시스템LSI의 설계 역량과 파운드리 공정을 하나의 결과물로 결합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메모리 중심으로 인식돼 온 삼성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삼성 반도체는 HBM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존재감을 유지해왔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는 경쟁력 회복이 과제로 지적돼 왔다. 엑시노스 2600은 공정, 설계, 패키징·열관리 기술을 하나로 묶은 내부 통합 플랫폼으로, DS 부문 수직계열 전략을 다시 가동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실제 제품에서 성능과 전력 효율, 발열 안정성이 확인될 경우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엑시노스 2600은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유럽 등 일부 시장의 일반형 모델을 중심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플립' 신모델로의 확대 가능성도 최근 거론된 바 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