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김민재 부상자 명단에 이름 올려 1~2월 복귀 예정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강인에 이어 김민재까지 쓰러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연이어 전해지는 핵심 자원들의 부상 소식이 월드컵을 향한 준비 과정에 짙은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 6일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피파랭킹 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 D 승자와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유럽 PO 패스 D에서는 체코(44위)와 아일랜드(59위) 승자가 덴마크(21위)-북마케도니아(65위) 경기 승자와 최종 본선 티켓을 다툰다.

한국은 내년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 PO 패스 D 승자와 1차전을 치른 뒤, 같은 장소에서 19일 멕시코와 2차전을 갖는다. 이어 25일에는 몬테레이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일정과 상대를 모두 고려하면, 완전체 전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월드컵을 반년 남겨둔 시점에서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중원의 핵심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최근에서야 긴 부상 터널을 빠져나오며 경기 감각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황인범은 지난 8월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약 38일간 전력에서 이탈했고, 복귀 이후에도 주로 교체 출전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5일 허벅지 부상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이 부상으로 황인범은 대표팀의 11월 A매치 2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당시 대표팀은 중원 조율과 공수 연결에서 황인범의 부재를 뚜렷하게 느꼈다. 당초 6~8주 결장이 예상됐지만 황인범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5주 만에 복귀했고, 지난 21일 트벤테전에서는 50일 만에 리그 선발 출전하며 월드컵을 향한 시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황인범이 돌아오자마자 또 다른 부상 소식이 이어졌다. 대표팀 공격의 중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차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강인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인터콘티넨털컵 결승 플라멩구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전반 30분 상대 선수와의 충돌 이후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전반 35분 세니 마율루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당시 이강인은 부상 직후 왼쪽 허벅지를 움켜쥔 채 쓰러졌고,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후 시상식에는 직접 걸어 나와 웃는 얼굴로 우승 세리머니에 참여했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까지 보여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PSG 구단은 이후 "이강인이 플라멩구전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했다. 수 주간 결장이 불가피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강인은 최소 내년 1월 중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며, 회복 속도에 따라서는 2월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팀에서 공격 전개, 탈압박, 창의성을 책임지는 이강인의 역할을 감안하면 그의 공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여기에 김민재마저 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22일(한국시간) 독일 하이덴하임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하이덴하임 원정 경기에 결장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 전 "김민재가 무릎 문제로 출전이 어렵다"고 발표했다.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는 허벅지 근육 통증과 치아 문제까지 겹치면서 올해 마지막 경기를 쉬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주중 훈련 강도를 낮춘 김민재는 의료진과 뱅상 콤파니 감독의 논의 끝에 휴식을 선택했고, 장기 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뮌헨은 약 2주간 공식 경기가 없는 일정에 들어가 김민재는 재활과 회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표팀 입장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재는 뮌헨 수비의 중심이자, 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핵심 센터백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 시즌 혹사에 가까운 경기 출전 빈도로 부상이 장기 부상이 잦아지고 있다.

공격의 이강인과 수비의 김민재, 그리고 중원의 황인범까지. 대표팀의 척추 라인을 이루는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에 시달리며 홍명보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2026년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며, 이강인과 김민재는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팀의 절대적 주축 자원이다.
홍명보 감독 역시 이강인의 부상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홍 감독은 지난 19일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내년 5월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라며 "지금 이재성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강인은 부상을 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엔트리를 미리 확정해 놓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과거의 아픈 기억도 잘 알고 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김진수, 김민재, 염기훈, 이근호, 권창훈 등 핵심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고, 독일을 잡았음에도 결국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홍명보 감독은 내년 3월까지 유럽파를 중심으로, 5월까지는 국내파 선수들까지 폭넓게 점검하며 옥석 가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