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생명 살리는 힘"...생명의전화 후원행사 성료
"정신적 119 역할 강화"...생명의전화, 디지털 시대 새 도약 다짐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사회복지법인 한국생명의전화(이사장 임혜숙)가 주최한 '생명의전화를 돕는 후원의 밤' 행사가 지난 25일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는 생명의전화의 지속적인 활동에 힘을 보태고, 우리 사회의 '정신적 119'로서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더 큰 도약을 다짐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500여 명의 후원자와 내외빈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의전화는 국내 최초의 전화상담 기관으로, 1976년 9월 개원해 현재까지 49년 동안 생명존중 NGO로서 활동해왔다. 전국 자원봉사 상담원과 직원의 '생명의 교대근무'를 통해 24시간 365일 자살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왔으며, 한강 다리 위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가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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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전화 제공] |
임혜숙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2024년 사망원인 통계를 인용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2024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4872명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으며, 10만 명당 자살률은 29.1명으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국제 비교를 위한 연령표준화 자살률(26.2명)은 OECD 평균 10.8명에 비해 2.4배 높은 수준이며, 한국은 2003년 이후 줄곧 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유지하고 있다.
임 이사장은 "이 아픔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생명의전화가 '정신적 119'로서 그 책임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생명사랑 사회봉사상 수상자 박주선 씨의 멘트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박주선 씨는 "생명의전화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오랫동안 상담봉사에 참여하며 생명문화 운동을 후원하고 봉사자들의 정서적 지지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의전화는 1588-9191 전화상담, 사이버상담, 교정시설 수용자를 위한 교정수용자 자살위기상담, 자살 유족 지원 사업, 청소년 자살예방 교육 등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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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혜숙 생명의전화 이사장이 후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아울러 생명의전화는 지난해부터 청소년 심리 상담 플랫폼 '라임(LIME, Life-Mate)'의 운영을 맡으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 위기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라임'은 모바일 앱 형태로, 청소년들이 심리·정서적 불안과 위기에 24시간 실시간으로 적절히 대처하도록 돕기 위해 개발되었다. 플랫폼 운영을 통해 위기 단계별로 세분화된 24시간 상담 시스템을 제공하며, 채팅 상담 중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화상이나 음성 상담으로 즉시 전환해 연속 상담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전문가 개발 심리검사 및 감정 기록 캘린더 등 스스로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며, 필요시 상급병원 등 전문기관과 연계하는 핫라인도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0대·20대 상담 건수와 디지털 채널 상담 비율이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이다. 생명의전화 측은 "이제는 전화기 너머뿐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 너머의 절규까지 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임혜숙 이사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생명을 살리는 데 가장 큰 힘은 '화려함'이 아니라 '꾸준함'"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생명의전화는 더 많은 시민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약속에 동참할 때까지, 1588-9191은 여전히 24시간 울리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4년 1월부터 기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을 '109'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통합번호 109는 '(1)한 명의 생명, (0)자살 zero, (9)구하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