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그래도 올해 12월은 작년보단 덜 바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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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인 정치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선을 한꺼번에 겪고 나니 정치부의 1년은 유난히 짧았다. 송년회 약속을 잡다가 문득 지난해 혼란의 12월이 떠올랐다. '올 연말은 별일 없겠지'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혹시 모를 불안이 밀려왔다. 그리고 다시 12월을 앞둔 지금 묻게 됐다. 계엄 이후 1년, 국민의힘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겉으로는 '쇄신'을 말하지만, 내부에선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의 실책에 기댄 반사이익 희망이 크다. "저렇게 하다 보면 민주당도 곧 무너질 거야", "민주당 꼴을 보면 우리 지지율은 금방 오를 거다"라는 식의 낙관론이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식사자리에서 나오는 단골 멘트다.
장동혁 대표도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면회 논란에 "민주당도 곧 전직 대통령을 면회할 순간이 다가올 것"이라며 맞받았다. 반사이익을 희망으로 삼는 인식은, 책임정당을 자처했던 보수의 자존심이 희미해졌다는 증거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한차례 바닥을 찍었다. 민주당이 흔들린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자동으로 수혜를 입는 시대는 끝났다. 국민들은 '누가 더 잘못했나'의 경쟁이 아닌, '누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이렇다 할 성과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절박한 심정으로 한다"던 숙박 농성은 웰빙정당 이미지만 재소환했고, 혁신위와 각종 특위는 뚜렷한 성과 없이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지도부의 메시지는 여전히 내부 책임론과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청년층은 멀어지고, 지방조직의 동력도 약해졌다. 이 상황에서 '민주당이 더 나쁘다'는 비교 우위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의 본질은 '대안의 제시'다. 계엄 사태 이후 1년, 국민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변화보다 민주당의 실책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듯하다. '진짜 쇄신'은 구호 속에 있지 않다. 행동으로, 메시지로, 그리고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12월이 다시 돌아온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반사이익의 그림자를 붙잡을지, 스스로의 무게로 설 수 있을지. 올해의 겨울이 그 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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