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시사로 김정은과의 재회 의지 재확인
한미 관세협상 관련 "마무리 단계…한국 준비되면 나도 준비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언급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실을 사실상 인정하는 제스처로, 방한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전격 회동을 추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중인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이륙한 직후 기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핵 보유국(nuclear power)' 인정을 요구하는 것에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Well I think they are sort of a nuclear power.)"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얼마나 많은 무기를 보유중인지 알고 있다며 북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I know how many weapons they have and I know everything about them.)"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I've got a very good relationship with Kim Jong Un.)"며 "만약 당신이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글쎄, 나는 북한이 매우 많은 핵무기를 보유중이라고 말하겠다(When you say they have to be recognized as a nuclear power, well, they got a lot of nuclear weapons. I'll say that.)"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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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 원 탑승 전에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하고 싶다.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재회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100% 열려 있다"고도 말했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다음주로 예정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방한(29~30일)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한 계산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번 다시 만나자'는 손짓에 김 위원장이 호응할지 주목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과 관세협상을 마무리짓길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It's pretty close to being finalized.)"며 "한국이 준비돼 있다면 나도 준비됐다(If they have it ready, I'm ready.)"라고 말했다. 3500억 달러(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 하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여전히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협상에서 신속한 합의 도출을 희망하면서도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