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차 예선서 전패로 탈락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결국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과의 동행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PSSI는 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감독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및 네덜란드 코칭스태프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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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전 감독인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사진 = 스이타 로이터] |
협회는 "이 협력 관계는 애초 2년 계약으로 체결됐지만, 양측의 합의 아래 조기 해지됐다"라며 "대표팀의 미래 발전 방향과 내부 평가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클라위버르트 감독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일하던 제랄드 바넨버그 U-23 대표팀 감독과 프랑크 판 켐펜 U-20 대표팀 감독 등 네덜란드 출신 코치진 전원도 함께 팀을 떠나게 됐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올해 1월 돌연 경질된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유럽 무대 경험이 풍부한 클라위버르트를 영입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불과 9개월 만에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는 부임 직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3차 예선) 도중 지휘봉을 잡았지만, 첫 경기부터 흔들렸다. 데뷔전이었던 호주전에서 1-5로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고, 이후 중국과 바레인을 상대로는 각각 1-0 승리를 거두며 잠시 반등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0-6 완패를 당한 뒤, 아시아 4차 예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2-3 패), 이라크(0-1 패)에게 연달아 무너졌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본선은 물론, 5차 예선 진출권 확보에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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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파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태용 감독이 2024년 10월 11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3차전 바레인 원정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10.11 psoq1337@newspim.com |
클라위버르트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혈통 선수들의 귀화 정책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구성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술적 완성도와 경기 운영 능력 부족이 한계로 드러났다. 이로써 클라위버르트는 감독으로서 또 한 번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PSSI는 "이번 계약 종료는 단순히 성적 부진 때문만이 아니라, 대표팀의 장기적 발전 방향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조직 정비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협회 내부에서는 새 감독 선임 작업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임 신태용 감독의 복귀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부터 2024년 초까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컵 16강 진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4강, 2020년 미쓰비시컵 준우승, 2022년 미쓰비시컵 4강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최근 울산 HD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재부임설에 대해 "접촉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