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8일째…의회 임시 예산안 협상 교착 여전
미 원유 재고 증가 불구 소비 증가세가 가격 지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 속에 미국 정부 셧다운(업무 정지) 및 지정학 불안 요인이 계속되면서 8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4000달러 위에서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소비가 증가했다는 주간 보고서가 나오면서 약 1%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1.7% 오른 4,070.5달러에 마감했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9일 오전 2시 45분 기준 온스당 4,050.24달러로 1.7% 상승했다.
미 정부 셧다운은 이날로 8일째를 맞았으며, 이로 인해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판단하기 위해 민간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가오는 회의에서 0.25%포인트(2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그리고 12월에도 같은 폭의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연준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고용시장 리스크가 충분히 커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인식했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유지했다.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프랑스와 일본 정치 불안도 진행형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켰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은 640억 달러에 달하며, 9월 한 달간 유입액만 17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술적 지표상으로 금의 상대강도지수(RSI)는 87로 '과매수(overbought)' 구간에 진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감(FOMO)이 상승세를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탈스 포커스 귀금속 담당이사 매튜 피곳은 "금의 강세는 안전자산 전반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거시경제·지정학적 환경을 반영하는 동시에, 다른 전통적 안전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가는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보다 원유 소비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0.80달러(1.2%) 오른 66.25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0.82달러(1.3%) 상승한 62.5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9월 30일 이후, WTI 기준으로는 9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0월 3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에너지 기업들은 원유 재고를 370만 배럴 늘렸다. 이는 로이터 설문에서 예상된 190만 배럴 증가와, 하루 전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28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이다.
다만 EIA는 같은 기간 미국 내 석유제품 공급량(원유 소비를 가늠하는 지표)이 하루 평균 2,199만 9,000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수요 지표가 매우 강하게 나오고 있어 시장의 상승세를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증산과 미국의 올해 사상 최대 생산 전망 등으로 인해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도 16개월 만의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컨설팅업체 오일리틱스의 창립자 케샤브 로히야는 "현재 선물시장 가격과 글로벌 수급 밸런스 전망 사이의 괴리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가는 다시 '배럴당 65~70달러대에서 거래되는 세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