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일 말레이시아, 아세안 경제장관회의
여한구 본부장, 美 USTR 대표와 추가 협의
교착상태 빠진 관세협상…출구전략 모색
여한구 "안전장치 마련…상업적 합리성 보장돼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관세협상 추가 협의에 나선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에서 양측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아세안 경제장관회의 계기 관세협상 추가 협의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본부장은 24일부터 25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출국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 기간 중 제미이슨 그리어 미국 USTR 대표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 양측의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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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06 dream@newspim.com |
'아세안 경제장관회의'는 오는 10월 26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경제분야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하지만 경제장관회의 의제보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측이 관세협상을 타결했지만, 후속 협의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500억달러(약 48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과 수익배분 문제를 놓고 미국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이 이번에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절충안이 제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와의 면담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회의 기간 중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한구 통상본부장은 이날 오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경로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안전장치를 최대한 마련하고, 또 상업적으로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 무리한 요구 수정 없으면 해법 어려울 듯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당장 해법이 도출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가 대폭 수정돼야 한국 측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양측 정상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미국 정부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원금 회수시까지 50%, 회수 후에는 90%의 이익을 가져가겠다는 미국 측의 요구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수정돼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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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있지 않다면, 이번 회의 기간 양측의 추가 협의는 이견을 좁히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리어 대표와의)이번 면담은 다자회의 중에 시간을 내어 만나는 면담 형식"이라면서 "한미 양측이 합의를 목표로 하는 협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요구나 주장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우리 정부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면담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의 이번주 회동은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이 출구를 찾을 지, 장기전에 돌입하게 될 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