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잠실 LG전 수비 도중 미끄러지며 무릎 불편 호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포스트시즌 막판 순위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이 팀의 핵심 타자 구자욱의 갑작스러운 부상이라는 악재와 직면했다.
구자욱은 21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어제(20일 잠실 LG전) 비가 오전부터 많이 내렸는데, (구)자욱이가 수비 도중 미끄러졌다.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무릎이 다시 불편하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 |
구자욱. [사진=삼성] |
이어 "훈련은 해봤지만 경기 출전은 무리다. 대타로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자욱이는 내일(22일) 서울에서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선수단은 오늘 경기 뒤 대구로 내려가지만, (구)자욱이와 트레이닝 파트는 남아서 진료를 받는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구자욱은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19홈런, 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3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389, 3홈런, 11타점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이번 부상 소식은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삼성에는 홈런왕 르윈 디아즈가 버티고 있지만, 구자욱과 함께 만들어내던 공격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박 감독도 "주전이 시즌 막판에 빠지면 타격이 크다. 지금도 힘든데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다면 더 큰 부담이 된다"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늘(21일) 같은 비 오는 날씨에도 경기를 강행하는 상황이 선수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구자욱이 빠진 삼성은 이날 kt에 3-6으로 패하며 4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더욱 뼈아픈 건 부상 부위가 지난해 다쳤던 곳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루 도루 도중 왼 무릎을 크게 다쳤던 구자욱은 일본에서 치료를 받으며 복귀를 시도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삼성은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간판타자 없이 KIA와 맞서 1승 4패로 무너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은 22일 기준 69승 2무 66패를 기록하며 리그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5위 kt와는 불과 0.5경기 차, 6위 롯데와도 2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3위 SSG와는 2.5경기 차로, 여전히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순위가 가을이 다가오며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팀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선은 구자욱의 몸 상태에 쏠려 있다. 만약 부상이 심각하다면 남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삼성의 전력에 커다란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서는 22일 예정된 서울 병원 진료에서 가벼운 진단이 나오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