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42.195㎞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100m보다 치열한 '포토 피니시'가 연출됐다. 탄자니아의 알폰스 필릭스 심부는 0.03초 차 접전 끝에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을 품었다.
심부는 15일 일본 도쿄 시내를 돌아 국립경기장에 들어오는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09분48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독일의 아마날 페트로스도 같은 기록을 세웠으나, 사진 판독 결과 심부가 0.03초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날 남자 100m 결승(0.05초 차)보다 짧은 시간 차다.


경기 막판 국립경기장 직선 주로에서 두 선수는 단거리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전력 질주를 펼쳤다. 페트로스는 결승선을 앞두고 넘어졌고, 맨눈으로는 순위를 가리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됐다. 세계육상연맹은 "역대 세계선수권 마라톤에서 초 단위가 같은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종전 최소 격차는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1초 차였다.
극적인 장면 속에 탄자니아는 세계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2017년 런던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심부는 8년 만에 정상에 섰다. 그는 "탄자니아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새 역사를 썼다"며 "여러 번 도전했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보여줬다"고 말했다.은메달을 차지한 페트로스는 "마지막에 100m 선수처럼 달렸다. 우승을 노렸기에 아쉽지만,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오늘은 은메달에 감사하고 내일을 위해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일리아스 아우아니(이탈리아)가 5초 뒤진 2시간09분53초로 3위에 올랐다. 40㎞ 지점까지는 5명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같은 시간대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마라톤 강국 에티오피아와 케냐가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는 결과도 나왔다. 두 나라 선수가 세계선수권 남자 마라톤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한 건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박민호(코오롱)는 25㎞ 지점을 83위(1시간25분06초)로 통과한 뒤 레이스를 중단했다. 이날 출발한 88명 중 박민호를 포함한 22명이 완주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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