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실버타운 30곳 분석
저가형도 입주보증금 1.6억원
실제 지불 의향 월 생활비 110만원 수준
"입지·성향 따른 맞춤형 모델 및 보조금 지원 필요"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돌봄과 의료 서비스가 결합된 '은퇴자 마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는 민간 실버타운은 일반 국민연금 수령자가 감당하기엔 턱없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가격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LH토지주택연구원(LHRI)은 '은퇴자 마을에 살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은 2024년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들은 건강이 악화될 경우 '살던 집'을 떠나 식사나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사하고자 하는 비율(16.5%)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 주거부터 전문 의료·요양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CCRC(통합형 은퇴 주거단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국내 실버타운은 사실상 중산층 이상만 접근할 수 있는 고비용 구조를 띠고 있다. 연구원이 전국 30곳의 실버타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임대형 중 가장 저렴한 저가형조차 입주보증금 약 1억6000만원, 월 생활비는 약 106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67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달 39만원 부족해 일반 은퇴자가 입주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수도권 및 광역시에 거주하는 45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더니 은퇴 후 주거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입지여건(25.4%)'이었다. '주택 규모(20.3%)', '소유 형태(18.6%)'가 그 뒤를 이었다.
은퇴자들의 선호도는 획일적이지 않고 4가지 유형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도시의 편리함을 중시하는 '수도권형' ▲자연환경과 커뮤니티 활동을 선호하는 '자연친화형' ▲고급 시설과 넓은 공간을 지향하는 '광역권형' ▲마당이 있는 조용한 삶을 원하는 '전원형'으로 구분됐다.
이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지불 의향 금액'은 소유 형태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분양 주택은 평균 약 3억5000만원, 전세 주택은 평균 약 2억5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비와 관리비를 포함한 한 달 생활비(1인 기준)로는 평균 110만원을 낼 의향이 있었다. 선호하는 삶의 유형에 따라 절약을 중시하는 수도권형은 월 94만원, 풍요로운 서비스를 원하는 자연친화형은 월 132만원으로 금액 차이를 보였다.
정연우 LHRI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은퇴자 마을 조성을 위해선 소득과 취향에 맞춘 맞춤형 공급과 진입 문턱을 낮추는 합리적 가격 책정이 필수적"이라며 "은퇴자들이 희망하는 가격과 실제 민간 실버타운의 시장 가격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가격 차이를 메워줄 정부의 보조금이나 바우처 제도 같은 직접적인 정책 지원이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