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 협상단 협의결과 보고받아
대통령실 "다양한 변수 고려 치열하게 협의"
구윤철 부총리·조현 외교장관도 31일 회담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한미 관세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로부터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미국 측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조선분야 협력 등을 포함해 경제·외교·안보 분야를 망라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한 결과를 보고받고 기재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 장관 및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과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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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25 rang@newspim.com |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협의는 지난 주말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두 차례의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제안된 조선업 협력 등을 포함한 여러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양국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보고받은 자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해 이번 주 중 방미 예정인 구윤철 부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도 동석해 통상측면 뿐 아니라 경제·외교·안보 전 분야에 걸쳐 심도있는 토의가 이뤄졌다고 강 대변인은 브리핑했다.
대통령실은 "6월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는 G7(주요7개국),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다자회의, 통상교섭본부장의 수차례 방미 등 대미 통상협의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으며, 특히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우리의 경제·외교·통상 수장이 임명된 지난주부터는 미국과의 협의에 총력전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은 앞으로도 해외에 체류하면서 미국 상무장관과 USTR 대표를 접촉할 예정이고, 이번주 중 경제부총리과 외교부 장관도 미국을 방문해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하며, 냉철하고 차분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그간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미 관세협상에 있어 가장 큰 기준은 '국익'"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는 주어진 여건 하에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 협상에 미국의 압박이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농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있으나 가능한 한 국민적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 수석은 한미 관세협상에서 비관세 의제 중 국방비 증액이나 미국산 무기 구매 등도 협상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도 협상 목록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어느 수준에서 어느 정도 협상이 진행되는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등의 대응방안을 종합하면 정부는 일단 미국 측이 조선업 분야의 대미 투자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만큼 조선분야 협력을 최대한 동력으로 활용하면서 그간 협상 불가 영역으로 제외했던 소고기와 쌀 시장 개방까지 일부 양보하면서도 지킬 것은 지키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 측은 현재 미국산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하로 제한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제한 철폐, 4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재부는 구윤철 부총리가 오는 31일 미 베센트 재무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29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일본을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후, 30일 도쿄를 출발해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