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자유당이 28일(현지 시각) 실시된 연방 총선에서 보수당을 제치고 제1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압박과 캐나다 병합 발언에 강경 대응하며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자유당은 과반(172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29일 오전 3시(한국시간 29일 오후 4시) 기준 166개 선거구에서 선두를 달리거나 당선을 확정지으며 제1당을 굳혔다. 보수당은 146개 선거구에서 선전했으나 자유당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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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선거 유세하는 마크 카니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수당의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패배했고, 신민주당(NDP) 자그미트 싱 대표도 의석을 잃어 사퇴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트럼프는 우리를 무너뜨려 미국이 우리를 소유하려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전통적 통합 관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캐나다의 자주성과 회복력을 강조하며 "미국 중심 무역질서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자유당 승리에 대해 "놀라운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유당은 지지율 하락으로 패배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는 물가와 주택 가격 급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1월 중도 사임했고, 자유당 지지율도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시키겠다고 발언하고, 캐나다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언급하자 캐나다 내 반미 정서가 들끓었다. 자유당은 '반(反) 트럼프'를 핵심 구호로 내세워 대응에 나섰고, 결국 총선 승리로 이어졌다.
카니 총리는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열어 양국 간 미래 경제·안보 관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