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 여파에 상승 폭을 줄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17일 오후 12시 3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16% 오른 8만 3852.7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0.77% 후퇴한 1579.47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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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트코인은 간밤 8만 6000달러 돌파를 시도하며 소폭 반등했지만, 간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아래로 방향을 바꿨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 인상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면서 "경제적 영향 역시 마찬가지로 더 클 가능성이 높으며, 여기에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둔화된 성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우리의 두 가지 책무가 충돌하는 어려운 시나리오에 빠질 수 있다"며 "그것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경제가 각각의 목표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그리고 해당 격차가 각각 예상되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좁혀질 것인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파월 의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큰 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잘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해 연준이 소위 '연준 풋'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파월의 발언 직후 미국 증시는 개장 하락분을 만회하려던 흐름이 꺾였고, 나스닥은 3.4% 급락해 장중 저점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레커 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 퀸 톰슨은 "파월 의장이 매우 매파적인(긴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지난주 시장 혼란을 "질서 있는 시장 기능"이라고 평가하며,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나 균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덧붙였다.
톰슨은 "파월의 발언은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신호"라면서, 이는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준이 나쁜 이유로 개입하지 않는 한 5월 금리 인하는 확실히 물 건너갔고, 6월 역시 확실하지 않다"면서 "암호화폐와 비트코인 강세장의 핵심 동력은 유동성과 정책당국의 개입인데, 이 두 가지 모두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메사리 애널리스트 딜런 베인은 장기적인 관세 환경이 비트코인이 주식과의 연동성을 끊는(디커플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베인은 관세가 글로벌 경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과 무역 협력 붕괴를 강조하며, 이로 인해 미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약화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지속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비트코인은 거래 자산(tradable asset)에서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store of value)으로 역할이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성과 제도에 대한 불신은, 특정 정부나 통화 당국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 인프라로서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