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2세...1980년 삼보컴퓨터 설립
국내 최초 개인 PC 개발 및 데이콤 초대 사장 역임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한민국 1세대 벤처기업가로 국내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PC)를 개발하고 초고속 인터넷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이 전 회장은 1933년 3월 3일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태어났다. 영덕농업고등학교(현 경북 영덕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서울대 물리학과에 진학해 졸업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학 학원 강사와 참고서 저자로 명성을 얻기도 했고, 유학 전에는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교육자로서 삶을 살기도 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유타대에서 통계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에서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귀국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 등을 지냈다.
컴퓨터에서 한글을 입출력할 수 있는 터미널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했고, 국내 정부와 공공기관 행정 시스템 전산화를 이끌었다.
이 전 회장은 1980년 서울 청계천에서 삼보컴퓨터를 설립하고, 이듬해 한국 최초 국산 상용 PC인 SE-8001을 만들었다. 1982년에는 애플2 컴퓨터 호환 기종인 '트라이젬20'을 생산해 국내 최초 개인용 PC를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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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회 퇴계상' 시상식에서 김광림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이 이용태 박약회 회장(오른쪽)에게 공로상을 수여하고 있다.[사진=퇴계학연구원]2022.11.25 nulcheon@newspim.com |
1980년대 국내에서 컴퓨터 산업이 성장하면서 삼보컴퓨터는 '국민 PC'로 불리기도 했다.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대기업들은 이후에 PC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정부에서 데이터 통신망 구축에 나서는 과정에서 1982년 국내 최초 데이터 통신 서비스 회사인 데이콤(LG유플러스로 합병)의 초대 사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그는 한국 최초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두루넷과 삐삐 서비스 회사 나래이동통신 등도 설립했다. 두루넷은 전국 가정과 기업에 저렴한 인터넷 서비스를 보급하는데 기여했고, 1999년 11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PC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2002년 두루넷에 이어 2005년에는 삼보컴퓨터가 부도 처리됐다. 이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2003년 박약회라는 공익 교육단체를 설립해 유교 기반 인성 교육에도 노력해 왔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