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군정 쿠데타 상상도 못 해"
비상계엄 준비·선관위 수사 등 檢 공소사실 직접 반박
[서울=뉴스핌] 김현구 이성화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형사재판 첫 공판기일에서 "몇 시간 만에, 또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 해제한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했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본인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차 공판기일에 직접 출석해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 요지를 반박하며 본인의 혐의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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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 출석을 위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2025.04.14 leemario@newspim.com |
우선 그는 계엄 준비를 위해 김용현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유임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장관과 관련해 "안보실과 외교·안보라인, 국방부 장관 안보실장은 그동안 외교 전문가들이 해왔다"며 "원래 올해 상·중반기 정도에 계획하던 인사가 조금 빨라지게 된 것으로, 기존에 있던 안보실장을 국익·외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필요성이 제기돼 관행에 따라 인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 대해선 "전 정부 시절 유능한 간부가 장관 승진을 못 하고 대령으로 옷 벗을 상황에서 아깝게 생각해 준장으로 진급시켰다"며 "그 준장 진급자가 소장인 문 전 사령관의 육사 후배 기수에 정보 업무 후배였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문 전 사령관을 유임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봄부터 이런 그림(계엄 선포)을 쭉 그려왔단 자체가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며 "이번 '12·3 비상계엄'은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단·장기간이든 군정 계엄이 아니라는 점은 경과를 볼 때 자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과 쿠데타라는 건 완전히 다른 것이다. 계엄을 쿠데타 내란과 동급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벌써 법적 판단에서 멀리 떠난 것"이라며 "군정 쿠데타는 상상해 본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비상계엄 조치는 생각을 못 했지만 서울중앙지검장과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을 보고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며 '갈 데까지 갔구나'라고 생각했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지는 헌법상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주권자인 국민에게 확실히 알리고 직접 나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조치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계엄과 같은 군사 조치 쿠데타와는 다른 것으로, 군정에서 실시한 쿠데타는 계엄령부터 선포한 적이 없다"며 "먼저 군부터 동원해 선제 장악하고 계엄 선포하는 데, 저는 계엄을 선포하고 소수 병력을 질서유지에 투입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윤 전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것이 '부정선거 의혹' 수사가 아닌 선거관리 시스템 점검 차원이었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으로부터 2022년 하반기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을 세 번 보고받았는데 너무 문제가 심각했다"며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가동되는 스크린하라고 보낸 것이지, 부정선거를 수사하라고 보낸 것이 아니다. 부정선거 의혹 수사는 불가능하다. 그런 것은 지시한 바 없다는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선거가 이뤄질 여건이 만들어지고, 선거의 공정성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지 누가 어떤 작업을 해서 실행했는지 수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저는 여기 정보사가 들어간 것도 몰랐다. 방첩사가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서 한 것으로 알았고, 계엄 해제 후 신문에서 본 후 (김용현) 장관에게 전화해서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40여 분간 이어졌다. 공판은 오후 2시15분 재개될 예정이며, 오후에는 검찰이 신청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