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장한 국정 운영 어려움, 계엄선포 요건 해당하지 않아"
尹 "내란 구성 맞지 않아…정말 코미디 같은 일" 반발
[서울=뉴스핌] 김현구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위헌·위법적 포고령에 근거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 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헌법·법률 기능을 소멸시킬 목적, 즉 국헌문란 목적으로 헌법·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을 대한민국 전역에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4일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사건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첫 공판에선 윤 전 대통령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이후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낭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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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첫 형사 재판이 열리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오후부터 재개되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식사를 마친 윤 전 대통령이 차량을 타고 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5.04.14 photo@newspim.com |
검찰은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국회 여소야대 상황으로 주요 정책 추진 상황에서 야당과 갈등 빚어왔다"며 "쟁점 법안 단독 처리시 재의요구권 행사가 반복됐고, 이후 야당의 감사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와 예산 감액안 발의 등으로 갈등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피고인은 지난해 4월 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과 식사하면서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했고, 김 전 장관도 '노동·언론계 반국가 세력 때문에 나라가 어려움이 있다'고 지속·반복적으로 말한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은 대통령 관저를 방문해 '헌법상 비상대권을 써야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할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피고인과 김 전 장관은 야당의 정권퇴진 집회 시도, 국무위원 등 다수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 시도, 예산 삭감,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등 국정 운영의 어려움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헌법상 계엄선포 요건인 전시 사변,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포고령에 근거해 영장 없이 주요 인사와 선관위 관계자 등을 체포·구금하려고 했다"며 "국회의 계엄해제요구안을 저지하는 한편 별도의 비상입법기구 창설하려는 등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했다. 이는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절차 부분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계엄 선포 후 피고인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하고 국가비상입법기구를 편성하라는 문서를 건네줬다"며 "회의 과정에서 계엄선포 안건을 의안으로 제출하지 않았고, 실질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행정안전부 의전관이 국무회의록을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 선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통고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라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 부서조차 없었고, 계엄사령관 임명도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검찰은 "피고인은 포고령 발령 무렵부터 (계엄)해제요구안 가결 전까지 경찰을 통해 의결 방해를 시도했다"며 "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가결된 이후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3번 계엄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은 직접 42분간 발언을 통해 "몇 시간 만에, 또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 해제한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했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봄부터 이런 그림(계엄 선포)을 쭉 그려왔단 자체가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며 본인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