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중국 측 평가에 찬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자기기들이 반도체에 대한 신규 관세의 대상이 될 예정이라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ABC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지난 금요일 제외된다고 발표된 전자기기 품목은 "안심하고 사용될 수 있도록 특별하게 집중된 유형의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곧 발표할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적용돼 관세가 부과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자제품 부문에 별도의 맞춤형 관세를 적용할 계획을 오래전부터 밝혀왔음을 거듭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컴퓨터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이 일시적으로 면제되지만, 한 달 정도 후에 다른 형태로 다시 부과될 것이라는 말인가'라는 질의에 "맞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관세 모델이 적용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관련 관세는 "아마 한두 달 안에 시행될 것"이라며, 이번 주 중 관련 고시가 게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잠깐 만나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대해 "우리는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면서 "월요일(14일)에 그에 대한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글을 올려 전자제품 등에 대한 관세 면제는 결코 없으며, 현재 반도체 및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파이낸셜리뷰는 러트닉 장관 인터뷰를 전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중국 측의 평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일요일 공식 위챗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이(상호관세 제외 발표)는 미국이 일방적인 '상호관세'라는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기 위한 작은 걸음"이라며 "미국이 이러한 잘못된 조치를 전면 철회하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평등한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해결하는 올바른 길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미국 측에서 관세 부과에 무게를 두는 발언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도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이들 제품이 다른 형태의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제품들이 리쇼어링(제조업 국내복귀)을 목표로 한 관세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단지 다른 관세 체계로 이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관세 항목에서 다른 항목으로 옮겨지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