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대폭 낮추거나 없앨 수도
자동차 관세의 단계적 인하도 추진 중
다만 육류 등 농산품 관세는 고수 전망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미국산 수입액의 절반 이상에 대해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를 일주일가량 앞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인도 당국자를 인용, 인도가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위한 첫 단계 협상에서 미국산 수입액의 약 55%인 230억 달러(약 33조 7272억원) 규모에 대해 관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5~3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이들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상당 폭 내리거나 아예 없앨 준비도 되어 있다며,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인도의 상품 교역액은 1292억 달러(약 189조 4460억원)로 추산된다. 미국의 인도에 대한 상품 수출액이 418억 달러, 인도로부터의 수입액이 874억 달러다.
인도는 미국의 관세 부과 충격을 피하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인도의 평균 관세율은 12%로, 미국(2.2%) 뿐만 아니라 중국(3%), 일본(1.7%)보다도 높다. 이에 트럼프는 인도를 "관세의 왕"이자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상호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매기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인도의 대미 수출액 중 80%가량인 660억 달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인도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대미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진주·광물연료·기계·보일러·전기장비 등의 관세가 6~10%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며, 110억 달러 수준인 제약·자동차의 대미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한 소식통은 "관세 인하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며 "광범위한 인하 대신 부문·품목별로 조정하는 가능성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광범위한 관세 개혁 논의에 착수한 상태로, 최고 100%가 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 정부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30~60%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육류·옥수수·유제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아몬드·피스타치오·오트밀 등에 대한 관세는 완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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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월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2025.02.14 hongwoori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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