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임명 여부가 尹 탄핵 심판 결과에 영향
민주 "국민의힘, 헌재 9인 체제 막기에 혈안"
국민의힘, 절차적 흠결 지적…대통령 임명권 강조
[서울=뉴스핌] 한태희 지혜진 김가희 기자 = 헌법재판소(헌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관련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 사건 선고를 연기한 가운데 정치권 공방은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절차적 흠결을 지적하며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헌재 흔들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SNS를 통해서 시대착오적 색깔론과 가짜뉴스로 헌법재판관을 날마다 물어뜯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윤석열은 물론 한 줌도 안 되는 극우세력과 절연하고 헌정질서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공당 의무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헌법재판관 개인, 배우자, 동생 성향 등을 꺼내면서 재판부 흠집 내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며 "헌재 9인 체제 막기에도 혈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은)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헌재가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하더라도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라 주문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짓밟고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3 mironj19@newspim.com |
앞서 지난 3일 헌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일이 위헌인지 결론을 낼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정치권은 마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합류 여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이 사안에 주목하고 있다.
마 후보자가 합류할 경우 헌재는 현재 8인에서 9인 체제로 완성된다. 또 진보 성향이 강한 마 후보자가 탄핵 인용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하루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재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정반대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심판과 관련해 국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을 들며 절차적 흠결을 지적하고 있다. 절차적 흠결이 있으니 헌재가 각하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만약 헌재가 인용을 결정해도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도 국민의힘은 주장했다. 헌법상 대통령에게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해도 최 권한대행이 그 즉시 임명해야 하는 건 아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라며 "논란의 후보자에 대해 헌재까지 나서 반드시 임명해야 한다고 하면 대통령 임명권을 헌재가 임의로 박탈하는 반헌법적 해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상범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 역시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 당연히 기각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관이라는 헌재가 하급심 법원보다 못한 재판 심리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장 무거운 사안을 심리함에 있어 일반 잡범을 다루는 하급심 법원에서도 볼 수 없는 경망스런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헌법재판에는 '역대급', '초고속', '헌정사상 처음'과 같은 것들이 붙으면 안 된다"며 "이번 절차가 굉장히 이례적이고 이상하게 결정된 부분이 있어서 끊임없이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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