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최고 수준 파트너십 CSP 수립
이시바 日총리 처음 만나 셔틀외교 공감
필리핀·싱가포르와는 '원전·공급망' 협력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아세안 국가들과의 안보·경제 영토 확장이란 과제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5박 6일간의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아세안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를 수립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참석 정상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 아웅 쪼 모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마루프 아민 인도네시아 부통령, 샤나나 구스마웅 동티모르 총리.[사진=대통령실 ] 2024.10.10 photo@newspim.com |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신임 일본 총리와 상견례를 겸한 첫 정상회담에서는 전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 이어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이어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라오스에 앞서 국빈방문한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는 원전을 포함해 경제, 안보, 산업 등에서 양국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세일즈 외교를 전개했다.
◆ 아세안과 최상위 파트너십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수립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북한의 핵 개발과 불법적인 북·러 군사 협력을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이 참석한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장기화시키고 있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연대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개최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선 "오늘 한국과 아세안은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관계가 수립된 뒤 35주년 만에 최상위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아세안은 지금까지 대화상대국 11개 중 미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5개 국가와만 CSP를 수립했었다.
윤 대통령은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한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스마트 시티, 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한국과 아세안 간 첫 대면 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해 안보협력도 심화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한중일 3국 협력과 아세안+3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다층적으로 촉진해 나가겠다고 했다"며 "역내 금융 안전망 확보를 위해 한국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개선 노력을 주도하고,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의 최대 공여국으로서 올해 기여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세안은 국내총생산(GDP) 3조81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대부분 회원국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이라 미중경쟁 속에서 교역과 투자를 중시하는 한국 경제에 최고의 파트너로 꼽힌다. 한·아세안 공동성명이 "양·다자 메커니즘을 완전히 활용함으로써 무역·투자를 촉진하고 경제통합을 증진한다"고 선언한 이유다.
◆ 이시바 일본 신임 총리와 첫 한일 정상회담…셔틀외교 지속 공감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10.10 photo@newspim.com |
이시바 총리 취임 후 9일 만에 성사된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셔틀외교를 포함해 소통을 통해 양국 국민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한일 관계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차장은 "양국 정상은 양국 국민들의 1000만명 방문 시대를 맞아 입국절차 간소화를 위한 구체적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안보 문제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일이 완성해 가동하는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계속 면밀히 가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계속 면밀하게 가동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불법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도 공유했다.
◆ 내년 수교 50주년 싱가포르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키로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의회에서 한-싱가포르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10.08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국빈방문한 싱가포르에서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특히 양국 간 처음으로 체결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발생 시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역내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응력을 높였다.
아울러 인적·물적 교류 확대 일환으로 1972년 발효된 '항공협정'을 내년까지 개정하고, 범죄인인도조약을 통해 양국 간 사법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 필리핀서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SNS] 2024.10.07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지난 6~7일 진행된 필리핀 국빈 방문에선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1949년 수교 이래 양국 정상 간 공동문건을 채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986년 중단된 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를 위한 MOU(업무협약)가 이번 방문 계기에 체결된 것을 환영하고, 양국 간 원전 협력을 본격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장기 휴지 상태인 바탄 원전의 건설 재개와 관련해 경제성과 안전성 등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바탄 원전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해 건설이 중단됐으나, 2022년 재개 결정이 내려졌다.
양국 정상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해당 사업들을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상 초국가 범죄 대응, 정보 교환, 수색구조와 같은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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