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제기 3년만 선고되자 '재판 지연' 주장
"법원 지정이 원칙…위법·부당한 목적 없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자유통일당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무효소송을 패소로 판결한 대법관들을 상대로 재판 비용을 부담하라는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자유통일당이 국가와 민유숙·조재연·이동원 전 대법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자유통일당은 21대 총선이 끝나고 약 한 달 후인 2020년 5월 14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상대로 총선 전체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선거의 효력을 다투는 선거 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로 진행되며 사건은 민유숙·조재연·이동원·천대엽 대법관으로 이뤄진 2부에 배당됐다.
자유통일당은 소송 과정에서 검증 및 문서제출명령, 사실조회, 투표함 및 투표용지 등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하고 수십 차례에 걸쳐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은 2021년 9월 6일 1차 변론준비기일, 2023년 5월 12일 1차 변론기일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했다. 선거 무효 소송은 소 제기 이후 약 3년이 흐른 지난해 6월 15일 원고 패소 판결로 결론 났고 같은 날 증거보전 신청도 기각됐다.
이에 자유통일당은 소송을 심리한 대법관들을 상대로 증거보전에 지출한 비용 6350여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을 합한 총 735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자유통일당 측은 공직선거법상 규정된 소송처리 기간(180일)을 위반했고 입증 기회가 박탈됐으며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대법관들이 증거신청에 대한 채택 여부(채부) 결정을 하지 않고 장기간 기일을 지정하지 않았으며 증거보전 신청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는 등 일부러 소송을 지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 대법관들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했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자유통일당 측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관한 소송은 행정소송법을 준용하고 행정소송법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는 점에 비춰 증거신청의 채택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기일의 지정 또한 소송 진행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직권주의가 적용되며 모든 기일은 지정권자(재판장)가 직권으로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속한 재판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 역시 재판 청구권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라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자유통일당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지난 8일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