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노경필 지난 2일부터 업무
중도·보수 10 대 진보 3…전합 영향 미칠 듯
헌재도 9~10월 재판관 대거 교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있었던 이숙연 대법관이 우여곡절 끝에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박영재·노경필 대법관에 이어 이 대법관도 임기를 시작하면서 대법원의 진보 성향은 더욱 옅어지게 됐다. 중도·보수 성향이 강화된 만큼, 전원합의체(전합)를 포함한 대법원 판결에 다소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 대법관은 6일 오후 취임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 대법관은 "재판업무 뿐만 아니라 신변문제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겸허하고 엄격한 자세로 임하라는 주권자의 질책과 당부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앞으로 그러한 문제가 없도록 거듭해 살피겠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7.25 leehs@newspim.com |
법조계 안팎에선 이달 취임한 박영재·노경필·이숙연 대법관을 모두 중도·보수 성향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퇴임한 김선수·노정희 전 대법관이 진보, 이동원 전 대법관이 중도·보수 성향 평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중도·보수로 무게추가 기운 것이다.
이번 정부에선 중도·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이었던 김재형 전 대법관은 같은 보수 성향인 오석준 대법관으로 유지된 반면, 조재연(중도)·박정화(진보) 전 대법관의 자리는 보수 성향인 권영준·서경환 대법관이 대체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엄상필·신숙희 대법관도 중도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전임자였던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이 각각 중도·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을 감안할 때, 현 정부에선 꾸준히 진보 성향 대법관의 자리를 중도·보수 성향 법관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중도·보수 성향 대법관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현재 전합 구성은 중도·보수 10 대 진보 3이 됐다. 전합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으로 구성된다. 대법관은 총 13명이지만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는 천대엽 대법관은 전합에서 제외된다. 조 대법원장 또한 보수 성향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김상환 대법관의 임기도 오는 12월 만료된다. 김상환 대법관 후임 인선에 따라 대법원 중도·보수 성향은 더욱 짙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대법관 퇴임 이후 다음 대법관 교체는 2026년 3월 노태악 대법관 임기 만료때나 가능해진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은 능력뿐만 아니라 성별, 성향, 지역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법원이 판례를 정립하는 만큼 다양한 경험과 시각이 녹아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도 오는 9~10월 대거 교체를 앞두고 있다. 헌재는 현재 이은애 재판관에 대한 후임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헌재는 오는 9월 이은애 재판관 퇴임 이후 10월 이종석 헌재소장,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의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9명 중 절반에 가까운 재판관이 교체되는 것이다.
이은애 재판관이 대법원장 몫인 반면 10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 소장 등 3명은 모두 국회 몫이다. 이 소장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김기영 재판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임명됐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은 보통 여야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로 추천이 이뤄져 왔다. 김 재판관은 2018년 원내교섭 단체가 된 바른미래당이 지명한 바 있다.
헌재는 과거 진보 성향 재판관이 수적 우위에 있었으나 지난해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의 후임으로 정정미·김형두 재판관이 임명되면서 지형이 변화했다. 10월 퇴임하는 3명이 모두 국회 몫이라는 점에서 현재 구도가 깨질만한 인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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