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원장, 사건 후 적출술 고민...소신진료 위축 호소
심평원 "제출 가능한 것만 내라고 냈다" 해명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최근 여성 환자의 외음부 사진 제출을 요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필수의료를 붕괴시키는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가 전날 서울 강남구 소재의 산부인과 의원 A원장에게 여성질환 환자 외음부 사진 제출을 요구한 심평원 직원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경 [사진=심평원] 2022.10.26 kh99@newspim.com |
당사자인 A원장은 지난 7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평원에서 외음부 양성 종양(을) 제거한 저희 여성 환자들 동의 없이 성기 사진을 보내라고 합니다. 이걸 항의했더니 묵묵부답이네요. 이거 어디다 제보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환부 사진의 경우 환자들에게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피해자가 환부 사진을 제출할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으므로 환부 사진 제출 요구는 위법·부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심평원 소속 직원들인 피고발인들은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환자의 동의 없이 민감한 신체 부위의 사진을 요청하는 심평원의 무차별적이고 무리한 조사는 명백한 월권행위에 해당하고, 과도한 심사자료 제출을 강요하는 등 심평원의 부당한 소명 요구 행위는 결국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진료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관련 직원 고발 조치 등 이 사안에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은 최초 논란 당시 보도자료에서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자료의 제공)와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처리기준 제5조(심사 관련 자료제출 등)에 따라 "요양급여비용 심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요양급여비용 심사의 정확하고 공정한 수행을 위해 자료 제출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다.
이어 "요양기관에서 해당 수술료에 대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경과기록지, 마취기록지, 수술기록지, 수술 전․후 사진, 조직병리검사 결과지 등 이 중에서 제출 가능한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면서 "반드시 수술 전후 사진이 아니더라도 입증 가능한 범위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제출이 가능한 것만 제출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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