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한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제도가 있다. 바로 '연장 승부치기'이다. 메이저리그는 2020년 코로나19 때 선수 보호를 위해 임시 도입한 연장 승부치기를 지난해부터 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장 10회부터 무사 2루에서 이닝을 시작하는 승부치기는 득점 확률을 높여 빠르게 승부를 가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때 투수가 '공짜 2루 주자'에게 내준 실점은 비자책으로 기록된다. 반면 주자의 득점은 인정된다. 2루에서부터라도 열심히 뛴 '밥값'은 인정해준다는 논리다.
메이저리그의 150년 전통을 사랑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다소 불합리해 보이는 제도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하성(샌디에이고)이 타석에선 활약하지 못했지만, 공짜 2루 주자로 나간 연장 10회말 끝내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3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홈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5로 맞선 10회말 승부치기에서 2루 주자로 나섰다. 그는 9회 마지막 타자로 나가 3루 땅볼로 아웃됐다. 승부치기 2루 주자는 전 이닝 마지막 타자가 맡는다.
샌디에이고는 후속 타자들의 볼넷과 희생번트, 고의볼넷 등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도너번 솔라노가 좌익선상 끝내기 적시타를 날렸다. 이때 3루에 가 있던 김하성이 홈을 밟아 샌디에이고는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김하성은 이날 타석에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1-5로 뒤진 3회 첫 타석에선 3루 땅볼로 아웃됐다. 3-5로 추격한 5회와 7회엔 상대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 연속 삼진을 당했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매니 마치도와 잭슨 메릴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5-5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이어진 연장 승부에서 김하성이 승부를 끝내는 득점을 올렸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32에서 0.230으로 떨어졌다. 다저스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는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는 이날 승리로 1위 다저스를 5.5경기 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