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기부 키오스크 콘텐츠 터졌다...직원 개인 유튜브 채널
임플로이언서 마케팅 '양날의 검'..."확장성·리스크 공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대기업들이 직원 중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영향력이 큰 '임플로이언서(Employee(직원)와 Influencer(인플루언서를 합친 말)'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기부 키오스크로 유튜브 구독자 수 기부 공약을 내건 직원이 월 1000만원 상당을 기부할 상황에 놓이자 회사가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최정현 선임은 지난 4일 개인 유튜브 채널 'MZ전자'에 구독자 1명당 1000원을 기부하겠다며 사내 기부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영상을 올렸다.
LG전자의 최정현 선임이 개인 유튜브채널에 올린 영상. [자료=유튜브] |
영상을 올릴 때까지만 해도 38명이었던 채널 구독자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10일 오후 1시 기준 구독자는 1만1500명에 달했다. 최 선임이 공약을 이행하려면 1000만원 상당을 기부해야 한다. LG전자는 최 선임의 상황이 알려지자 선의로 시작한 기부가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일상에서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임직원이 쉽고 편하게 나눔 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를 설치했다. 통상 이 같은 기업 내부 일을 홍보하기 위해선 기업 홍보실에서 홍보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기사화 한다거나 회사 공식 채널을 통해 홍보 활동을 이어간다. 2020년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각 건물 로비에 LG전자와 같은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한 후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을 통해 직원들에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리고 키오스크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이 담긴 글을 올린바 있다.
특히 '임플로이언서'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곳은 패션업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를 통해 올해 초부터 직원 리뷰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매 시즌마다 직웓들이 직접 나와 소재, 디자인, 사이즈 등 전문적인 제품 정보들을 전달하고 시즌과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직원들의 패션 아이템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알꽁티비'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알꽁티비' 유튜브에서 직원들이 해외출장 필수템을 소개하고 있다. [자료=유튜브] |
재계 관계자는 "임플로이언서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선 진성성 있는 소통으로 한번 인기를 끌면 빠르게 확산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직원 개개인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닌 만큼 어떤 콘텐츠를 올릴지 몰라 기업 입장에선 리스크도 공존한다"고 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선 프로그램 방영 이후에도 일부 출연자들은 출연 당시 자기소개를 할 때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S전자', 'L전자' 등 추측 가능한 기업명으로 밝힌다. 이 중 일부는 인플루언서 활동을 이어가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은 출연자들 직장이 공개되며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해당 직원에 대한 평가, 직장내 태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내용은 다시 기사화 되거나 SNS를 통해 확산되며 기업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들어 나는솔로에 출연한 한 여성 출연진은 'A전자' 본사에 근무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방송 이후 A전자 블라인드 앱에선 정숙과 같이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한 직원이 정숙이 근무했던 팀 팀장의 성희롱 사례글을 폭로하기도 했다.
한 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나는 솔로에 출연한 직원 중 한명은 마치 회사 담당 업무를 모두 다 자기가 한 것 처럼 소개를 해 홍보 입장에선 난감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직원들의 '임플로이언서' 활동에 무관심할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을 통해 'MZ세대' 직원,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MZ 직원들이 SNS 상으로 활발히 활동하게 되면 이들이 올린 콘텐츠가 재가공 돼 2차, 3차 콘텐츠 재확산 효과가 있다"면서 "기성세대들은 화사 관련 내용을 카톡으로 공유하는 정도라면 SNS를 활용하면 패러디 영상, 챌린지 등으로 반응 효과가 좋다는 점이 이점"이라고 전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