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창 통해 피해자 모집해
허위 전세 계약서 44매 작성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가짜 전대차(재임대) 계약을 맺고 38억원 규모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12형사부(권성수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와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로 A씨(5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부지법. [사진=뉴스핌DB] |
A씨는 서울시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중개보조원으로 근무하면서 2017년 피해자들에게 "용산 인근에서 각국 대사와 영사들을 포함해 외국인들의 주택 임대차 계약 중개를 하고 있다"며 "목돈을 투자해서 전세 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다시 월세로 전대를 하게 되면 수익이 발생한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A씨는 가짜 전세 계약서를 44매를 작성하고 현금 보관증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B씨에게 소개받은 자들을 중심으로 전세 보증금이라며 입금해야 할 금액을 알려주고, B씨에게 금액에 맞게 투자자들의 입금 일정을 조율하게 했다.
A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위와 같은 수법으로 8명의 피해자들에게 38억472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외국인들에게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다시 이를 월세로 전대를 줘 수익을 발생하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중개 관련 업무를 하고 있음을 기회로 삼아 용산 주변에서 전대차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합계 38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편취하고, 가공의 임대인과 전세 계약서 현금 보관증을 위조하고 행사까지 했다"며 "범행의 경위와 수법 기간 편취 금액의 규모 등에 비춰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현재까지 상당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으로 보이고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