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조현식, 지분 최대 27.32% 공개매수
투입자금 최소 3863억에서 최대 5186억 예상
조현범 우군 hy, 전날 대량 지분 매입 나서
"매수 가격 상향 등 조건 변경 가능성 有"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총투입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양측 간의 지분 확보전이 가열되면 투입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벤튜라는 5일부터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지분 20.35∼27.32%(1931만 5214∼2593만 4385주)를 공개매수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벤튜라는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 펀드(MBKP SS)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 4일 종가(1만 682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를 더한 가격이다. 목표한 물량을 매수한다면 최소 3863억원에서 최대 5186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개매수 지분에 조 고문, 조 명예회장의 차녀인 조희원 씨의 지분을 더하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에 올라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조 고문과 조희원 씨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각각 18.93%, 10.61% 보유 중이다.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29.54%다.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의 50.0~57.0%까지 늘어난다.
벤튜라는 조 고문, 조희원 씨와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및 보유 주식 권리행사와 관련한 주주 간 계약서를 체결했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분쟁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42.03%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만큼 유리한 상황이라고 본다. 공개매수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이 주식을 매입하거나 우호 세력 등을 통해 지분을 8% 가량만 추가 확보해도 지분율이 5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hy(한국야쿠르트)가 전날 수십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윤호중 hy 회장은 조 회장과 어린 시절부터 친분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hy와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인 한국네트웍스는 현재 hy 논산 신규 물류센터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hy측은 "단순 투자 목적일뿐 경영권과 무관하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양측 간의 지분 확보전이 가열되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단가를 높이는 등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필요 금액은 최대 5186억원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날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돌입 공시를 하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1850원에 장을 마쳤다. 공개매수 가격(2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 이날은 소폭하락한 2만750원~2만1300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공개매수 가격 보다는 위에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 응모량이 최소량보다 적을 경우 매수가 취소될 것"이라면서도 "공개 매수 마지막 날까지 매수 가격 상향 등 조건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