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번쩍 든 오지환 "선대 회장님의 유품... 전시를"
구광모 회장 "하늘에 계신 선대 회장님 기뻐하실 것"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랜시간 금고에 잠자던 롤렉스 시계가 주인의 손목에 채워졌고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는 축배의 잔에 채워졌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오지환은 왼팔을 번쩍 들어 보이며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와모리 소주를 채운 잔을 든 구광모 구단주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하늘에서 보고 계신 선대 회장님께서 누구보다 굉장히 기뻐하시며 이 자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건배 제의를 했다.
17일 열린 LG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구광모 회장이 오지환 선수에게 롤렉스 시계를 채워주고 있다. [사진 = LG] |
17일 열린 LG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오지환 선수가 왼팔을 높이 들어 롤렉스 시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LG] |
LG 트윈스 선수단이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 홀에서 29년 만에 프로야구 통합우승 기념행사를 통해 기쁨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 관계자들과 선수단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우승 트로피 전달식, 염경엽 감독과 주장 오지환의 감사 인사 순서로 기념행사를 이어가다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5년에 직접 마련한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의 등장으로 축하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17일 열린 LG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구광모 회장(오른쪽)과 차명석 단장이 아와모리 소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 = LG] |
17일 열린 LG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구광모 회장, 차명석 단장, 염경엽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LG] |
구광모 회장과 차명석 LG 단장은 직접 소주를 따라 참석자들에게 전달해 참석자들은 이 소주로 축배를 했다. 구광모 회장은 "LG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기쁨의 숫자를 늘려가며 팬들의 마음속에 오늘의 멤버들이 영원히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롤렉스 시계를 전달받은 오지환이 LG 그룹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구광모 구단주는 "오지환 선수의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며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 있게 전시될 수 있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LG 야구단을 아꼈던 구본무 전 회장은 1994년 LG가 KS 우승을 차지하자 "다음 우승 때 이 술로 축배를 들자"며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아와모리 소주 3통을 직접 구매했다. 또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다음 우승 때 KS MVP에게 지급하라"며 구단에 전달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