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9만명대…16만5000여명↑
2030세대가 증가폭의 64% 차지해
전문가 "코로나 4차 파고 현상 우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우울증·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5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새 16만여명이 늘었는데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우울증·조울증·조현병 초진 환자 수는 2018년 39만 4797명에서 매년 늘어 2022년 55만 9948명으로 16만 5151명(41.8%)이 늘었다. 이 중 20·30세대가 10만 5102명으로 전체 증가분의 63.6%를 차지했다.
◆ 20대 정신질환 초진 환자 수 6만명 증가…전문가 "코로나 4차 파고 현상 우려"
최근 5년간 정신질환 초진 환자 수 증감 현황을 보면 20대는 5만 9249명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우울증·조울증·조현병 진료를 많이 받았다. 30대는 4만 5853명으로 그다음이다. 40대는 2만 6679명, 10대는 1만 4744명으로 10대와 40대의 증가 폭도 1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60대는 9614명, 50대 4740명, 80대 이상은 4690명, 10세 미만은 405명이 각각 늘었다. 반면 70대는 오히려 823명이 감소했다.
연도별 정신질환 초진 환자 수와 비교해 20·30세대 초진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39만 4717명 중 12만 8808명(32.6%) ▲2019년 43만 2096명 중 15만 2174명(35.2%) ▲2020년 45만 4943명 중 17만 7677명(39.1%) ▲2021년 51만 1488명 중 20만 9192명(40.9%) ▲2022년 55만 9948명 중 23만 3910명(41.8%)이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30세대 초진 환자 수가 증가한 원인에 대해 먼저 긍정적인 원인을 설명했다. 백 교수는 "20·30세대가 편견 없이 정신과를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과거엔 취업 제한, 보험 가입, 편견 등으로 정신과 진료 방문을 꺼렸는데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이 없어져 초진 수가 늘었다"고 했다.
최근 5년간 20·30세대가 우울증 진료를 받은 현상은 코로나 영향이 컸다. 20·30세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대인관계를 왕성히 맺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려면 주변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20·30세대는 경험이나 인적 자원이 부족해 최근 5년간 청년 세대의 우울증이 심해졌다.
백 교수는 "올해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의 4차 파고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차 파고는 코로나19 자체로 인한 사망, 2차 파고는 의료자원 과부하로 인한 사망, 3차 파고는 치료 접근성의 저하 4차 파고가 후유증 폭발로 인한 우울·사회적·경제적 문제로 인한 사망 증가다. 그는 "재난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더 절망하고 분노할 수 있다"며 "아직 후유증을 상당히 겪고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 복지부, 정신건강 검진주기 단축…해외 '헤드스페이스' 공간 도입 필요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후2시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정신건강 전반에 대한 인프라 확대를 통해 국민의 마음 건강을 지원하겠다"며 "정신질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 내실화, 퇴원 후 재활과 회복이 가능하도록 혁신 방안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4월 우울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도록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적기에 치료를 받도록 올해 10곳인 권역 정신응급센터를 내년 2개 더 늘릴 예정이다.
백 교수는 정신건강 검진과 함께 SNS‧포탈 등에서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사회 서비스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 검진은 만성적인 우울 상태를 발견하는 기능을 하는데 우울, 불안은 일상생활 속 몇 가지 스트레스가 연속될 때 갑자기 올 수 있어 급성 우울증에 대한 핫라인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청년 환자를 위한 비용 지원도 필요하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취준생 등은 치료를 받고 싶어도 비용이 없어 못 받는 경우가 있다"며 "경제적 독립이 어려운 청년을 위해 치료비 지원이 함께 따라야 한다"고 했다.
호주나 영국의 '헤드스페이스(머리 위 빈 공간)' 도입도 좋은 방법이다. '헤드스페이스'는 지하철역 근처 등에 마련된 정신건강 클리닉이다. 25세 이하 청년은 무료로 언제든지 정신질환과 관련해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