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에서 새로운 코로나19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 변이 'BA.2.86'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 메서디스트(Methodist·감리교) 병원의 유전체 시퀀싱 분석팀은 지난달 31일 텍사스주 내 첫 'BA.2.86'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북동부 오하이오주에서도 감염 사례 1건이 보고됐다. 이밖에 미시간, 뉴욕, 버지니아주 보건 당국도 차례대로 관련 사례 보고가 나왔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임시 코로나19 진료소. [자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 팬데믹 선언 이래 수백 가지의 변이가 출현했지만, 대다수는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이 BA.2.86에 주목하는 이유는 30여 개가 넘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돌출된 돌기 형태의 단백질로, 이곳에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감염력이 세진다.
밴더빌트대 메디컬 센터의 예방의학 및 감염병 교수인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최근 미국서 급증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BA.2.86 변이의 확산 때문으로 추정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입원 환자는 이전 조사 때보다 18.8%, 사망자 수는 17.6% 증가했다.
섀프너 박사는 "이 바이러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모든 오미크론 변이와 마찬가지로 분명히 전염성이 있다"고 말했다.
BA.2.86은 지난 7월 24일 덴마크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이스라엘, 캐나다,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감염 사례 보고가 나왔다.
새 변이가 미국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서 오미크론 변이 XBB의 하위계통 변이인 'EG.5'(에리스)가 약 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DC 자문위원회가 오는 12일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논의를 할 계획인 가운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부스터샷은 XBB 계열 하위 변이를 겨냥한 것이어서 BA.2.86 확산에 촉각을 세우는 형국이다.
미국 보건 당국은 향후 몇 주간 BA.2.86의 확산 속도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