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상륙에 기온 떨어지고 습도 상승..."화재 진화에 좋은 여건"
올해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소 규모, '그리스 전체 면적'에 달해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말 이후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 남단에 상륙한 열대성 폭풍 '힐러리'의 영향으로 이번 주 브리티시컬럼비아 지역에 약간의 강우가 예상되고 있어 현지 소방관들은 진화 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렌토 인근 고속도로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2023.08.22 koinwon@newspim.com |
◆ 열대성 폭풍 '힐러리' 상륙에 기온 떨어지고 습도 상승..."화재 진화에 좋은 여건"
주 남부 캠루프스의 제라드 슈뢰더 소방본부 부책임자는 20일 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24~36시간 진화에 "정말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 소방관들은 통신에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완전한 진화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연방 정부는 군 병력을 동원한 진화에 나섰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내륙을 관통하며 급속히 확산하자 지난 18일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19일에는 주민 약 3만5000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이어 20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정부의 요청에 따라 산불 진화와 민간인 대피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군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빍혔다.
이번 산불로 수천 가구가 불탔고, 전력 공급도 일부 차단됐다. 켈로나 국제공항과 인근 고속도로도 폐쇄됐다.
북극해에 인접한 노스웨스트 준주도 200건 넘는 산불이 발생하자 지난 15일 산불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전 주민 2만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발령했다. 노스웨스트 준주 전체 주민은 4만6000명 정도인데, 주민 절반에 대피령이 내린 것이다.
◆ 올해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소 규모, '그리스 전체 면적'에 달해
캐나다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21일 기준 캐나다 전역 1037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인 약 650곳은 통제 불능 상태다.
캐나다에선 통상 5~9월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지만 올 들어 연소된 면적은 1390만헥타르(ha)로 지난 10년 평균 연소 면적인 210만헥타르의 7배에 이르렀다. 그리스 전체 면적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미국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기후 변화로 인해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을 일으킬 위험도 커졌다고 전했다. 극심한 더위가 장기간 이어지며 토양이 머금은 수분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캐니다 동부 퀘벡주 미스타시니의 한 산불 현장. 2023.06.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캐나다에서 이어진 화재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소 4명의 소방관이 화재 진화 중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 관리들은 가뭄 등의 여러 조건으로 인해 산불 발생이 가을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소방당국 관계자는 통신에 "이번 산불이 오래 지속되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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