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저임금 요구안 첫 공개 예정
노동계 '1만원 이상' vs 경영계 '동결' 예상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오늘(22일)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1만2000원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임위는 오는 29일까지 얼마 안 남은 심의기한을 지키기 위해 잇달아 전원회의를 열고 적정 임금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저임금이 최초로 1만원을 넘길지 노동시장 내 전운이 감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최임위 제7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자 생각하는 내년 최저임금 규모를 공개한다. 서로 원하는 최저임금 액수를 요구안에 담아 공개한 뒤 간극을 줄여가는 방식으로, 통상 1차 요구안에서 그치지 않고 3~4차까지 진행되는 편이다.
앞서 노동계가 요구한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2000원으로,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9620원보다 24.7%(2380원) 높은 수준이다. 양대노총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구 생계비 부담을 반영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반면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임금인상 여력이 없다며 동결을 바라는 눈치다. 노동계와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오른 물가를 감안하면 경영 환경에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문 정부 임기 5년(2017~2022년)간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16.4% 인상)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1%) 등으로 꾸준히 인상해 왔다.
올해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도 전년 대비 5.0% 인상된 9620원으로 책정되면서 경영계는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또 이날 7차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표결도 진행될 전망이다. 최임위 노사는 수차례 회의를 열어 업종별 차등적용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심의기한이 임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중에는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다.
경영계는 현재 모든 업종에 똑같이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편의점이나 숙박·음식업 등 인건비 부담 한계에 몰린 업종부터 차차 적용하자고 주장 중이다. 반면 노동계는 차등적용 업종에 낙인효과를 유발하고, 최저임금 취지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 자리가 비어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을 한 김 사무처장을 체포했다. 2023.06.08 swimming@newspim.com |
이에 앞서 최임위 노사는 근로자위원 공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 구성으로, '업종별 차등적용'과 '인상률' 결정을 위한 표결은 각계 위원 모두 동등한 구성에서 진행돼야 한다.
다만 전날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위원 해촉되면서 최임위 근로자위원 자리 하나가 빈 상태다. 고용부는 김 처장이 불법시위를 했기 때문에 근로자를 대표해 최저임금을 논의할 위원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 처장은 지난 2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망루 시위를 벌인 이유로 구속된 바 있다.
고용부는 우선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이 임박한 만큼 한국노총에 새 근로자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한국노총이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새 추천위원으로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이 여전히 김 위원장을 추천위원으로 밀고 있는 가운데 최임위 심의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기존 최임위 근로자위원이었던 김 처장과 함께 망루 시위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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