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익률 5.95%...테마지수 중 전체 2위
지난해 리츠 주가 급락...생존 위해 배당안정성↑
증권가 "하반기 리츠주가 금리 인하에 달렸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부동산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자 국내 상장리츠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이달 전체 테마 지수 가운데 반도체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2~26일) 'KRX리츠 TOP10 지수'는 818.08포인트에서 864.05포인트로 5.95%(45.97포인트) 상승했다.
테마 지수들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구성된 'KRX 반도체 Top15'(9.54%)를 제외하고 최고 수익률을 차지했다. 'KRX리츠 인프라 지수'도 5.47%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36%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크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뒤 부동산을 매입·개발해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매각 차익 등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이다. 'KRX리츠 TOP10 지수'는 SK리츠와 롯데리츠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국내 리츠들로 구성돼 있다.
최근 국내 상장리츠 주가 반등은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데다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으로 리츠주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츠는 시중 금리나 웬만한 주식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차입금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KRX리츠 TOP10 지수'는 지난해 1000선을 웃돌다가 저점(10월 21일 761.87)을 찍었다. 올해 들어 다시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안정으로 리츠 주가 주가를 회복하고 있다"며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물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금리도 안정되기 시작하며 최대 리스크가 가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급격한 금리 상승에 맞서 배당을 유지하기 위한 리츠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자산 매각, 감가상각비 초과배당분 유예, 자금조달의 다변화 등으로 리츠들의 배당 안정성은 크게 강화됐다"며 "최고 금리에 상장하고 대출을 집행했던 2023년 신규 상장리츠들은 금리 하락과 함께 배당 재원이 축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리츠의 이익 배당 확대를 지원할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리츠의 매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27일 발의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은 리츠 자산 공시를 강화하고 이익 배당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리츠 공시 항목에 자산 변동 현황까지 포함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과 투자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익 배당 산정 시 자산의 평가손실을 제외해 투자자에 대한 배당 금액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다만 리츠 주가가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와 배당 훼손 리스크 해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상장 리츠는 상대적으로 차입비중이 커 고금리 환경에서는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리츠가 이달 들어 테마 지수 가운데 2위를 차지했지만 23개 상장리츠 가운데 SK리츠, 신한알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이리츠코크렙을 제외한 대다수가 공모가(50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리츠 주가는 결국 금리 인하에 달렸다"며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는 62%로 타 국가 대비 높아 영업수익의 30~50%를 금융비용으로 지출중이라 지금과 같은 고금리 환경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