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월간 채권투자액 4조 넘어서
안정적인 채권형 상품 인기 높아
국고채 등 장기 채권 가격 상승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개인투자자들의 채권과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금리 인상 종료가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불안한 주식시장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채권 투자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한 만큼 채권투자로 이익을 얻으려면 만기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5.30 ymh7536@newspim.com |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채권투자 규모는 4조2479억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 총 순매수 규모도 14조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19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2조773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개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 한 채권은 5개에 이른다.
간접 매수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5조6181억원으로 연초 21조5907억원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설정액인 19조757억원보다도 34% 증가한 수치다. 반면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이 연초 31조 6138억원에서 지난달 28조 9274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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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고채 등 장기 채권의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가령 '국고01125-3909' 채권의 가격은 이달 11일 기준 지난해 저점 대비 21% 올랐다. 이 채권은 2019년 발행된 20년 만기 장기 국채다. 발행 당시 1% 수준의 낮은 금리로 발행된 후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최근 들어 오히려 매매차익 기대감이 커졌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 같은 장기채에 주목했고, 신용도 차원에서는 안정적인 우량채가 선호됐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채권 판매액 가운데 만기 5년 이상 장기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4%에서 지난 3월 말 19%로 급증했다. 등급별로 보면 지난달 말 회사채 기준 'AAA+'∼'A-' 등급의 우량채가 전체 판매액의 9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가 은행 예금금리를 역전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시중 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그보다 높은 금리의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1월 금통위를 끝으로 동결됐고,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최종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점도 채권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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