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에 0.15% 수수료 받는 애플페이, 삼성페이도?
"비용부담 는 카드사, 소비자에 비용 부담 전가 우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애플페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이후 국내 간편결제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애플페이처럼 카드사에 수수료를 무는 방식의 유료화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모든 카드사에 삼성페이 관련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수수료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 공문이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삼성페이에 대한 수수료를 무는 수순으로 갈 것이란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대다수 카드사들은 삼성전자와 맺은 삼성페이 계약이 8월 중순 만료되는 데 삼성전자와 협의한 후 계약 조건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지난 10여년간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삼성페이 서비스를 해 왔다. 10여년간 고수해온 삼성페이 카드사 수수료 무료 방향성에 파장을 일으킨 것은 애플페이다.
지난 3월 21일 한국 시장에 상륙한 애플페이는 현대카드가 단독으로 출시했고, 애플은 애플페이를 현대카드에 제공하는 대가로 0.15%를 수수료를 현대카드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으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굳이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한 페이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무료 수수료 정책을 고수하며 카드사와 함께 페이 시장을 키워왔다면, 애플페이는 커진 페이시장에 들어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해 실속만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애플이 이미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고 있으니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페이업계 관게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페이로 카드를 결제하면 제조사와 카드사가 같이 수익이 늘어나는 윈윈 구조였다"면서 "하지만 진짜 빅테크사(애플)가 등장하며 카드사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대다수의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페이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경우, 이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간접적으로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페이 도입 당시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는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비용부담을 느낀 카드사들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삼성페이 카드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 등을 취할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신용카드학회 회장)는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될 경우 애플이 수수료를 올리면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따라 올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면서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 늘게 되면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의 여러가지 부가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