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비중 90% 안팎인 인터넷은행
규제로 가계대출 줄이거나 사업자 늘려야
개인사업자대출·플랫폼 사업 확대로 모색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을 목표치의 절반으로 감축하는 초강력 규제에 나서면서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토스·케이뱅크)의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인터넷은행들은 이번 규제 여파로 개인사업자대출 확대, 플랫폼 수수료 사업 확대 등 새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원화대출금 44조2723억원 가운데 가계대출은 42조164억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원화대출금 16조9445억원에서 가계자금이 15조6314억원으로 92% 수준이다. 토스뱅크 역시 원화대출금 14조8507억원 증 가계자금이 13조3990억원으로 9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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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뉴스핌DB] |
이들 인터넷은행 3사는 전체 대출의 90% 이상이 가계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이 1대 1로 나뉘어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기반이 취약한 탓에 대출의 대부분을 가계대출이 채우고 있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를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을 당초 계획 대비 50% 감축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은행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은행권은 이번주 중 금융감독원에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을 당초 계획 대비 50% 감축한 리스크관리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상반기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일부 은행은 증가분을 더 조이는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규제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한도가 연간 1억원 이내로 제한된 점도 인터넷은행에는 반갑지 않다. 그간 비교적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수혜를 누렸기 때문이다.
이들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로 수익성 위기에 놓이자 개인사업자대출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는 방향의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70여개 은행·증권사가 입점해 자사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카카오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휴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수익사업 중 하나다. 관련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비여신이자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최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으며 하반기 중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출시를 예고하는 등 개인사업자 대출도 확대했다.
케이뱅크도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사장님 보증서대출 ▲사장님 온택트 보증서 대출 ▲사장님 신용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또한 BNK부산은행과 손잡고 연내 개인신용대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객 대상 기업대출 상품 협업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대면영업을 위해 서울 강남구에 오프라인 중소기업 영업센터 개설도 추진하는 등 기업대출 기반도 다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광주은행과 공동으로 개인신용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남은행과도 공동 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수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출똑똑보증대출'을 출시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100% 보증서를 담보로 하는 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연계한 비이자수익 사업도 키우고 있다.
다만 인터넷은행 특성상 기업대출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현재 인터넷은행은 법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불가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대출과 플랫폼 수수료사업 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또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들에 대출 30% 이상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연체율 관리 등도 주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