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김여정 주도로 폭파・방치
치워진 콘크리트 더미 위성 확인
한국 자산 버스 70여대 빼돌려져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폭파된 채 방치돼온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주변의 잔해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0일 미 민간위성인 '에어버스'와 '구글어스'가 최근 공개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잔해가 정리된 듯 상당부분 사라진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약 1년 후인 2021년 3월(왼쪽)과 지난달의 위성사진 모습. 잔해가 치워지는 등 상당부분 정리됐다. [사진=Maxar Technologies, Airbus] 2023.05.10 |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20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 등을 빌미로 백주에 폭파시킨 시설이다. 당시 충격으로 종합지원센터도 유리창이 깨지고 창틀이 떨어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북한은 그동안 건물 잔해를 방치해왔는데 이번에 이를 치우는 동향이 포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내 일부 생산라인을 무단 가동해 의류와 전기밥솥 등을 만들던 북한이 본격적으로 공단 내 한국 자산인 생산시설을 쓰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OA는 또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의 출퇴근용으로 쓰이던 버스 16대 가량이 개성 시내에서 운행 중인 사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2년 7월 3일 보도한 개성 시내 모습.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출퇴근용으로 운용되던 현대 에어로시티 버스를 무단 반출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
한국 측 자산인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290대 가운데 70대는 사라진 상황이라고 VOA는 덧붙였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생산시설 무단 가동과 설비 반출 등에 대해 "재산권 침해며 위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yjlee@newspim.com